한여름 밤 하니까 > 익명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익명게시판

한여름 밤 하니까

페이지 정보

작성자 익명 댓글 4건 조회 328회 작성일 24-08-26 20:58

본문

71276b19327171ade810014c7932b329_1724573284_9743.jpg


서산에 해가 떨어지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 

아버지는 넓은 마당에 멍석과 가마니를 깔고 

마당 구석진 곳에 쑥대를 가득 쌓아 모깃불을 피우신다 


잠시 시간이 지나 옆집 박씨 영감님이 헐렁한 광목 저고리에

누더기 같은 삼배 칠보바지 입고 검정고무신을 끌고 

일번 타자로 마당으로 들어서시며 

"아 아 덥네 더워 " 저녁은 먹었는가 ? 

예에 어르신은 저녁 잡수셨습니까 ?  

오늘은 칼국수 해먹었네 잘 하셨네유 

하며 몇 마디 인사를 나누는 사이 

동네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다

그들의 손에는 무언가 다 들려있었으니 

일종의 간식 같은 삶은 감자가 대부분 이었다 


이제 모깃불은 연기를 한껏 날리며 근처 모기들을 다 몰아내고 

드디어 대청마루 한가운데 자리잡은 위 사진 같은 금성TV가 

영화관에서나 보는 영상 화면을 밝히면서 갑자기 주변은 

숨 죽은듯 고요하다 


모여든 동네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TV에 고정하고 

말소리 하나 놓치지 않을 자세로 집중 또 집중 


그렇게 한 프로가 끝나면 잠시 웅성웅성하며 

손에 들고온 감자를 꺼내 서로 나누어 먹으며 

"아니 저안에 사람이 들어있는가 "

글씨 

무신 저안에 들여다 보니 불빛이 여기저기 비치더마 

그기 아마도 사람 아닐까 

바로 그것이 진공관 TV 

그람 끝나고 나면 그 사람덜이 어디로 갈끄나 

시상에도 참 좋은 시상이여 


마냥 신기하게 생각하던 동네 사람들 이야기는 

너무나 많아서 여기에 다 쓸수 없다 


어제 무언가 보다가 발견한 옛날 

그 때 그 TV

잠시 그 때 추억을 더듬어 보았다 



 


추천5

댓글목록

익명의 눈팅이5 작성일

낭만적~ㅋ

좋아요 0
익명의 눈팅이9 작성일

낭마니 보고 싶다

좋아요 0
익명의 눈팅이3 작성일

옛날 티비하니까
울엄마 생각이 나네
그당시 요리하는 프로가 있었는데
뭐 넣고 뭐 넣고 몇 센티로 썰고 어쩌고 하니까
울엄마가 하는 말
그렇게 해서 안 맛있으면 말이가 이뇨나ㅋㅋ
소고기가 귀한 시절여
생일에나 먹을까 하던 시절
기껏해야 가마솥에 옻닭이나
삶았었지
아 옛날이여~
보고싶은 어머니여~~~~ㅜㅜ

좋아요 0
익명의 눈팅이1 작성일

울 집은 장 처럼 열고  닫는  문 있는
테레비가 기억나네 국민학교 들어가기 전.

좋아요 0
Total 7,663건 22 페이지
익명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7348 익명 460 7 08-26
열람중 익명 329 5 08-26
7346
더우니까 댓글3
익명 395 3 08-25
7345 익명 246 1 08-25
7344 익명 292 2 08-25
7343
요즘 댓글1
익명 351 3 08-24
7342
크빵은 댓글4
익명 568 20 08-24
7341
그 해 여름 댓글2
익명 360 6 08-24
7340
모처럼 댓글3
익명 367 4 08-24
7339 익명 286 1 08-24
7338
*(^_^)* 댓글2
익명 369 4 08-23
7337 익명 419 7 08-22
7336
조용히 (+.+) 댓글20
익명 542 10 08-22
7335
요즘 자꾸만 댓글28
익명 662 14 08-21
7334 익명 397 1 08-20
게시물 검색

회원로그인

현재 접속자 수 : 31명

Copyright © 미즈위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