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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 밤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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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4건 조회 345회 작성일 24-08-26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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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에 해가 떨어지고 

어둠이 깔리기 시작하면 

아버지는 넓은 마당에 멍석과 가마니를 깔고 

마당 구석진 곳에 쑥대를 가득 쌓아 모깃불을 피우신다 


잠시 시간이 지나 옆집 박씨 영감님이 헐렁한 광목 저고리에

누더기 같은 삼배 칠보바지 입고 검정고무신을 끌고 

일번 타자로 마당으로 들어서시며 

"아 아 덥네 더워 " 저녁은 먹었는가 ? 

예에 어르신은 저녁 잡수셨습니까 ?  

오늘은 칼국수 해먹었네 잘 하셨네유 

하며 몇 마디 인사를 나누는 사이 

동네 사람들이 하나둘 모이기 시작한다

그들의 손에는 무언가 다 들려있었으니 

일종의 간식 같은 삶은 감자가 대부분 이었다 


이제 모깃불은 연기를 한껏 날리며 근처 모기들을 다 몰아내고 

드디어 대청마루 한가운데 자리잡은 위 사진 같은 금성TV가 

영화관에서나 보는 영상 화면을 밝히면서 갑자기 주변은 

숨 죽은듯 고요하다 


모여든 동네 사람들의 시선은 모두 TV에 고정하고 

말소리 하나 놓치지 않을 자세로 집중 또 집중 


그렇게 한 프로가 끝나면 잠시 웅성웅성하며 

손에 들고온 감자를 꺼내 서로 나누어 먹으며 

"아니 저안에 사람이 들어있는가 "

글씨 

무신 저안에 들여다 보니 불빛이 여기저기 비치더마 

그기 아마도 사람 아닐까 

바로 그것이 진공관 TV 

그람 끝나고 나면 그 사람덜이 어디로 갈끄나 

시상에도 참 좋은 시상이여 


마냥 신기하게 생각하던 동네 사람들 이야기는 

너무나 많아서 여기에 다 쓸수 없다 


어제 무언가 보다가 발견한 옛날 

그 때 그 TV

잠시 그 때 추억을 더듬어 보았다 



 


추천5

댓글목록

익명의 눈팅이5 작성일

낭만적~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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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눈팅이9 작성일

낭마니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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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눈팅이3 작성일

옛날 티비하니까
울엄마 생각이 나네
그당시 요리하는 프로가 있었는데
뭐 넣고 뭐 넣고 몇 센티로 썰고 어쩌고 하니까
울엄마가 하는 말
그렇게 해서 안 맛있으면 말이가 이뇨나ㅋㅋ
소고기가 귀한 시절여
생일에나 먹을까 하던 시절
기껏해야 가마솥에 옻닭이나
삶았었지
아 옛날이여~
보고싶은 어머니여~~~~ㅜㅜ

좋아요 0
익명의 눈팅이1 작성일

울 집은 장 처럼 열고  닫는  문 있는
테레비가 기억나네 국민학교 들어가기 전.

좋아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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