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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났다...고 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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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8건 조회 1,450회 작성일 20-02-13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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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눌님한테 혼났다고 하니깐 또 생각나는게 있어서 끄적여 본다

옛날 복도형 아파트에서 살때 일이다

기역자 모양으로 꺽어진 아파트였는데 어느날 저녁에 마눌님이랑 별이(신생아) 목욕시키고 잠을 자려고 준비하는데 갑자기 누가 살려달라고 소리치며 우리집 현관문을 마구 두드리는거였다 

거의 속옷바람(사각팬티다 오해주의)이였던 나는 옷도 안입고 바로 달려가서 문을 열었다 

코너쪽에 사는 아줌마(혼자산다)가 나를 붙잡고 살려달라 외치며 내뒤로 숨는거였다 

복도로 나가보니 어떤사람이 뭐라 중얼거리듯 욕을 하면서 우리쪽으로 느릿느릿 걸어오는데 손에 뭐가 들려 있었다 

(진짜 내가 간땡이가 부은 놈이지만 정말 겁나더라...ㅡㅡ) 

복도형 아파트이고 또 우리옆집 아저씨는 조기축구를 하는 사람(나보다 몸이 더 좋다)이라 큰소리로 쌍욕을 퍼부었다 

시끄러우면 사람들이 달려나올거라 믿었기에...쒸팔쒸팔 개쌍욕을 퍼부었다 

(뭐야 쉐꺄...오지마...꺼져...라고 한거같다) 

그런데...아무도 안나온다...ㅡㅡ 

느릿느릿 걸어오는데 조명을 등지고 오니까 정말 검은사람이 손에 소주병을 들고 오는데 등줄기가 서늘했다고나 할까 

느릿느릿 다가오는데 자세히 보니 나이가 꽤 많고 삐쩍 말라보여서 안도에 한숨을 쉬고 욕을 마구 퍼부었다 

노인네가 우리집...저년...뭐라뭐라 욕하길래 "거긴 이 아줌마 집이고 당신은 누군데 남에 집에 들어가려고 하냐"...소리쳤다 

그제서야 사람들이 창문을 열면서 뭔일인가 쳐다보고 있더라...(옆집아저씨는 그때까지도 안나오더라...믿었는데...ㅡㅡ) 


자초지종은 이런거다 

코너집 아줌마가 지하에서 엘베를 타고 올라오는데 저 노인네가 1층에서 같이 타더란다 

우리집이 19층인데 노인네가 20층을 누르길래 아줌마가 겁이나서 18층을 누르고 먼저 내린거였다 

잔뜩 술에 취한 노인네는 아줌마가 내렸으니 당연히 20층인줄 알고 엘베에서 내렸고 아줌마는 18층에서 계단으로 걸어올라왔는데 노인네가 자기집 문은 마구 두드리면서 문열라고 소리치길래 거긴 우리집이라고 아줌마가 소리치니까 노인네가 욕을 하면서 병을 휘두르더란다...그러니 겁이나서 우리집으로 달려왔던거였다 


암튼 노인네는 20층 코너에 사는 사람이 맞고(내가 데려다줬으니까) 아줌마는 겁에 질려서 자기집에 누가 있을지 모른다고 같이 가달라기에 둘러보고 안심시켜주고 난 우리집으로 왔다

(싸움이 잠잠해지니까 그때서야 옆집아저씨가 나오더라 ㅡㅡ)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는데...마눌님이 인상이 안좋은거였다 

'왜 문을 함부로 열어줬냐...헤코지 당하면 어쩔려고 그러냐...담부턴 모른척해라...'하면서 화를 내는거 였다 

맞는 말이다 

내 가정이 소중한데 함부로 나선걸 사과했다 

그리고 한마디 더 해줬다 

"만약 당신이 저런상황에 처했는데 아무도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면 얼마나 무섭겠냐...내가 도와줬는데 언젠가 우리도 도움받을 수도 있을거라고..."했다 


함부로 뛰쳐나간건 미안하다고 말해줬다

난 정의의 사도가 아니다 

그래도 누군가...낯익은 목소리가...살려달라 외치는데 외면하지 못하는것도 내 성격이다 

사실 병을 들고 다가올땐 정말 겁났다 


모두가 함께쓰는 엘베인데...이웃간에 인사하고 친하게 지냈다면 이런일은 생기기 않았지 않았을까... 


미즈님들은 혹여라도 엘베를 타려는데 낯선사람이 있다면 잠시 기다렸다 엘베를 탔으면 한다

만약 옆이나 뒤에 낯선사람이 있다면 출입구쪽에 CCTV근처에서 우편물을 확인하는척 하면서 다음 엘베를 타라 

엘베...남자인 나도 새벽에 혼자타고 올라가다보면 문뜩 공포영화 생각날때마다 소름이...ㅡㅡ 


역쉬 외로울땐 공포영화가 최고다

이건뭐 외로울래야 외로울 틈이 없으니까 

옷장속에...침대밑에...또...이불속에 ㅋ 

캬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ㅎㅎㅎㅎㅎ 


사실 옆집아저씨가 그땐 정말 원망스러웠는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니 위험스런 상황은 피하는게 최선책이 아닌가 싶다...이해가 간다


오늘 날 잡은듯 ㅋ

추천4

댓글목록

익명의 눈팅이17 작성일

최불암시리즈는 없나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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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작성일

파하하하하하하
이거 하나면 최불암 시리즈는 뭐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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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눈팅이12 작성일

예전에 내 남친이 저렇게 의협심 강했는데 욱 도 잘 해서 불의를 보면 맨날 싸우고 다녔어요. 운전하다 싸우는건 다반사.. 잘 살고 있으려나.. 그때 참 걱정 스럽고 맘고생 많이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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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작성일

위협심도 잃을게 없을땐 과감했는데
이젠 가정이 있으니 조심해야죠
내몸이 내꺼가 아니더라구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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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작성일

흠 칭구가 바쁜갑다
나 다시 공부하러간다~~~
댓글 없다고 울지말고 ㅡㅡ
휘리릭~바람과 함께 사라질까???
꼬로록~잠수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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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눈팅이9 작성일

열공하시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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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작성일

칭구 왔다갔구나
역쉬
항상 잊지않고 와줘서 고마워
이게 진정한 칭구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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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작성일

사오정 시리즈
아프대요~~ㅡㅡ
그땐 정말 엄청 웃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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