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녀는 나를, > 60대 게시판

'통곡의 벽' 이라고 불렀었다

자신이 유일하게 기대어

세상의 모든 

분노 슬품을 표출할 수 있는,

그럼에도

그저,

위로도 힐난도 말고

들어만 줘야하는

그런 

..........

소년과수(젊다기보다 더 어린 날, 과부가 된) 였던

그녀의 모친은 

어린 그녀에게 폭력과 폭언과

보여주지 말아야할 것들을 너무 많이

남겨주었다

..........

그녀에게

유일한 통곡의 벽이었던 나는

무진무진 평생을 참아보려 애썼지만

3년 전에 금이가고 말았다

아주 어린날부터 친구처럼 자매였기에(실제 친척) 

그녀는 내가,

보통사람들보다 훨씬 더 깊게

힘들고 어렵고 아픈 상황들에 쉽게

이입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설명은 어렵지만 그렇다...

그래서 나를

자신의 고퉁을 얼마나 함께 해주나의 바로미터로 삼기도 했었던 것 같다

.................

3년 전 그 밤

그녀의 패악 저주에 (물론 나를 향한 것은 아니었지만)

내 심장은 반응을 했고

과호흡증에 병원신세까지 져야만 했었다

그러나

그 것 때문에 내가

절교를 선언한 것은 아니었고

그녀의 반응 때문이었다

..........

죽음에 가까운 공포를 느끼고 

병원에서 온갖 검사까지 했던 나에게

그녀의 반응은

심플하고도 시크했다

"넌 뭘 맨날 그정도로 엄살이니?"

"난 그정도는 수 도 없이 겪었어"

..............

그랬다

누구의 잘못인진 모르겠지만 그녀는

타인의 아픔 슬픔에 

전혀

공감하지 못한다

그녀가 공감하는 딱 한 부류는

자신의 기준으로

더 많이 아파보이고 불행해 보이는 그런 사람들뿐

.........

그립진 않지만

생각이라는 것이 문득문득 밀고 들어와

사는날까지 치유되지 않을 그녀의 아픔에

측은지심 밖에 해 줄수 없는 

그런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