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커피에 대한 단상
작성일 24-10-06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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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이는사랑 조회 340회 댓글 6건본문
커피를 처음 마시기 시작 했을 때는 이유가 있었다.
대학 다닐 때 벼락치기 위해서 에너지 음료도 몰랐던 시절이라
오로지 커피 때려 마시고 밤 새우며 공부해서 에이뿔 맞는 게 목표였다.
당시 커피를 마시면 심장이 두근두근 하고 커피가 너무 써서 거저줘도 마시고싶지 않았지만
나름 개똥철학이 있어 공부할 때만 마셨다.
그러다가 심장이 벌렁거림 싫고 맛도 없어서 쭉 커피를 마시지 않다가
40대 분당 이사 가면서 직딩 다니며 여행과 모임이 잦다 보니 내키지 않아도 습관처럼 마셨고
당시 정자동 카페거리에 맛들려 예쁜 카페순례를 위해 마시러 다녔다.
그 이후로 댄디거리인 율동 새마을연수원과 율동공원 가는 쪽으로 음식점 사라진 자리에 카페거리가 자연스레 형성되고
판교신도시 생기면서 단독주택이나 아비뉴프랑 쪽이 예뻐지면서 본격적으로 마신 것 같다.
맛을 안다기보다는 일종의 힐링을 위한 중독이라고 해두자.
커피값도 첨 다닐 시에는 한 잔 가격이 만 원 전후였었는데
요즘은 그래도 많이 내려서 질 좋은 커피를 2000원 대에도 마시는 시대가 되었다.
아이러니한 것은...
29세에서 31세까지 커피숍을 했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피는 절대 마시지 않았던 과거가 있다.ㅋㅋ
넘 앞서가는 삶인지라 돈을 터부시하지 않았다면 지금쯤 테라로사급으로 성공하지 않았을까 나름 당시의 작은 성공기를
복기 해 볼 적에 열정과 노력은 젊음을 불살라 먹고도 남음이라.
당시 돈을 너무 잘 벌어서 돈을 휴지처럼 쓰고 살았었다. 믿거나말거나.
주상복합 상가 잘못 사서 망한 게 그 결과물로 처참하게 끝났지만.
어쨌든
분당 2008년 이후로 지금까지 원없이 카페순례 중인데
커피값 갖다 준 거 생각하면 하나 차렸을거여.
좋다는 커피집도 다양하게 찾아 다니며 마셔봤는데
지금은 갓 볶은 신선한 커피가 가장 무난하고 맛있게 마신다.
그리고 내가 산 커피들 맛있다.
자영업 세 번 정도 젊은 시절에 해봤는데
늙어보니 좋은 경험이고 재밌던 추억으로 남는다.
imf이후 테라로사 강릉 본점에 몇 번 갔었다. 초창기에...아는 지인이 있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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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볶은 원두 한 열흘 지나니까 향이 가기 시작 하더라고 귀찮아서 그냥 마트표 카누 라이트 로스트로 ᆢ한 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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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안에 마시는 게 가장 좋다고 하는데 커피가 넘쳐나니 미쳐 마실 시간이 부족햐.
카누가 만만하지 혼자 마실 땐.
지인들과 수다할 땐 카페가 좋고
난 책 읽으러 일부러 카페 가....가면 기본 2~3시간 오래 머물.
카페이용하면 기본 만 원 이상 써줘야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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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몰려다니던 아짐들 모두 이젠 할매됐네.ㅠㅠ
10년씩 묶어서 생각해 볼 적에 세월이 너무 빠르게 간다.
요즘은 가만히 멍 때리기만해도 1년이 순삭여.
그만큼 인생의 시계는 초스피드적으로 째깍째깍 가는구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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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가기 전엔 판교현백을 짓고 있었는데 누리지 못하고 가서 좀 아쉽더라는...
그래도 고양스타필드가 생겨서 매일 놀러 다닌 기억이 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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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오기 전에 율동공원에 꽃무릇을 심기시작 했던 것 같다. 이맘 때면 산책 길에 붉은 꽃무릇이 무리를 지어 만개 했으니까. 살 뺀다고 아침마다 애들 학교 태워주고 율공공원 한 바퀴 돌고 직장 출근하면서 그리 만 6년을 열심 잼나게 살았고 연 1회 이상은 꼭 국외여행을 다니며 아이들과 지인들과 추억을 쌓으면서 살다가 애들 대딩 되니 더 여유로워져서 여행을 좀 많이 다닌 게 늙고보니 추억이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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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2014초까진가 분당에 살았었는데
그때 매일 아들과 딸을 학교에 태워주고오고 직장 다니고 여행다니고
내인생 40대 10년을 너무 바쁘고 잼나게 살아서 10년이 딱 1년처럼 느껴지던 시절이었다.
일산 이사와서 아들 대학가고 딸내미 직딩 다닐 때 혼자 살면서 또 제 2 황금기를 보낸 것 같고
시방 골골해지면서 저물어가는 시기를 맛보며 살아가는데...
삶이라는 것이 호시절도 있고 어려운 시절도 있는데
현실 그 자체에 맞게 나름 즐기면서 살아가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