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석같은 고속터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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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온앤온 댓글 14건 조회 1,418회 작성일 24-02-14 16:10본문
도산대로 한복판에 인덕원비빔국수집이 생겼습니다.
인덕원은 안 가봤지만, 도곡동에 있는 인덕원비빔국수집은 오래전에 자주 갔었습니다
역시 시원하고 깔끔한 맛이었습니다
식사를 하고, 건설회관 빌딩 로비에서 하는 그림 전시회를 관람했습니다.
가까워서 자주 갔던 곳인데, 한동안 중단됐다 다시금 전시회를 시작했습니다.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그림 앞에 계신 범상치 않은 분이 강형구화백이시고,
뒤의 그림은 그의 자화상입니다.
작가님의 양해를 구하고 찍은 사진입니다.
강렬한 포스가 느껴지는 그림에 압도당했습니다
그림에서 풍기는 강함과 섬세함의 조화의 극치는 작가에게 호랑이가 빙의 돼야만 나올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다소, 호사스런? 점심 투어를 마치고 사무실 책상에 앉았습니다
스트레스가 쌓인 공간입니다.
6개월간 진행한 프로젝트가 최종 결렬이 됐기 때문입니다.
새로운 일을 할 아무런 의욕도 동기부여도 안 되는 탈진상태입니다.
익명님의 <온앤온의 글은 보석이다> 글을 읽었습니다.
제가 받을 수 있는, 과분하지만, 최고의 칭찬이었습니다.
제 스스로 약간 업그레이드 했습니다
< 온앤온은 보석이다>
보석 같은 온앤온 실패에 무력해지지 않고 분발해서 열심히 성취하는 나날을 만들어보겠습니다.
난 보석 같은 사람이니까요
익명님에게 감사한 보답으로 예전에 썼던 잡문을 드리겠습니다
< 보석같은 고속터미널>
고속터미날에서
남루한 양복을 입은 남자가 담배를 피우며 서 있는 걸 봤어.
스산한 날씨처럼 구겨진, 누구의 시선도 잡을 수 없는 초라한 모습이었지.
버스에서 한 여자가 내리네.
난 분명히 봤어
장난스레 90도 각도로 인사하면서
그녀를 영접하는 남자의 표정이
꽃처럼 아름답게 변하는 걸
수학책에 교집합을 나타내는 벤다이어그램이 있었지.
그들은 그런 겹쳐진 뒷모습을 나에게 보여주며 걸어갔어.
난 투명인간이 되어 그들의 사랑스런 밀어,살가운 행복을
밤새도록 몰래 쫓아다니며 엿듣고 싶어졌어.
그때, 버스에서 또 한 여자가 내리네.
그남자처럼, 90도로 인사하려고 했는데
난 못했어.
너무 반가워서 바보처럼 잊어버렸거든.
그들처럼 겹쳐서 걷지도 못했지만
행복한 맘은 그들에게 지진 않았을거야.
그 남자를 본 아까의 나처럼
어떤 외로운 남자가 우리를 보며,
꽃보다 아름다워진 나의 표정을 보며,
미소를 지으며 우리의 행복을 인정해 주길 바래.
그 행복을 남에게 주고..
받은 사람은 또 다른 사람에게 주고...
그래서,
고속터미널이 보석처럼 환하게 빛났음 해.
댓글목록
첨 뵙겠습니다 봄봄님
오늘 날씨를 보니 봄이 머지않은 거 같네요
<보석온앤온>으로 닉을 바꿀까 생각중입니다
화백님이 궁사나 무사의 풍모시네요ㅎ
터미널은 설렘과 애틋한 아쉬움이
교차하는 곳이죠
수많은 밀어를 나눴음에도 헤어질땐
'하고싶은 말들이 쌓였는데도 한마디
말 못하고 헤어지는 당신을...'
이런 노래가 떠올려지네요ㅋ
글보석 전시 많이 열어주세여^^
급작 표정을 환하게 바꿔주는
연인들의 사랑은 삶의 매직이자
인생의 예술 같아요
특히 멀리서 오는 연인을 기다리는
롱디 연애는 더 애틋하겠죠
고속터미널...
처음으로 처갓집에 인사드리러 가기로 햇씁니다
고속버스를 타고 말이죠
멋진 바바리를 입고 구두도 신었죠
버스시간이 남아 구두닦이에게 신발를 닦았씁니다
잠시후 구두닦은 값을 내라는 그늠과 한바탕 두잽이질을 했씁니다..
불광을 냇다고 택도없는 비용을 요구해서 말이죠
그러고 예비 마눌 손잡고 처갓집 인사드리러 갔씁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아름다운 추억이네요...흠...
안녕 노을님
지금 차창 밖으로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시 외곽으로 버스를 타고 가는 중이에요
그니까, 버스안에서 댓글을 쓰고 있는거지요
좀 낭만적인거 같아요
나의 말과 글이 빗속을 거쳐 하늘 높이 올라가
노을님께 닿는 그림이요
잘 다녀오겠습니다
강형구 화백님 카리스마 쩌네요.
20대에 호랑이 안 잡아 본 사람 없다는 그 느낌의 포스랄까?ㅎㅎ
살다보면 아름다운 순간들이 더러있죠.
20대 서울 어느 하늘 아래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그날은 눈이 많이 왔더랬죠.
누군가가 발로 눈을 모으고 작은 미끄럼틀을 만들어 놀기 시작하자
전염이 되어 너도나도 동조현상을 이루더니 어느 새 하하호호 잼나게들 타인들의 웃음소리가 하늘을 찌르고....우리 모두는 그날 참 행복한 순간들을 맛보았는데
그 잔상이 오래도록 아름다운 찰나로 남아 있음요.ㅎㅎ
예쁜 추억이네요
제 20대 바닷가 살 때
아침에 일어나니 온 세상이 하얀 눈밭이었요
그렇게 많이 내린 눈은 첨이였어요
너무 아름다운 설국이었지요
바닷가로 나가
아무도 밟지않은 눈위에
걸어다니며 발을 이용해 커다랗게 이름을 그렸답니다
서울에 있는 사랑하는 그녀이름을요
흐믓했지만, 보여줄 수 없어서 약간 슬픈 맘도 있었어요
고속터미널...
처음으로 처갓집에 인사드리러 가기로 햇씁니다
고속버스를 타고 말이죠
멋진 바바리를 입고 구두도 신었죠
버스시간이 남아 구두닦이에게 신발를 닦았씁니다
잠시후 구두닦은 값을 내라는 그늠과 한바탕 두잽이질을 했씁니다..
불광을 냇다고 택도없는 비용을 요구해서 말이죠
그러고 예비 마눌 손잡고 처갓집 인사드리러 갔씁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아름다운 추억이네요...흠...
와니님의 그때 모습이 그려집니다
짧은 묘사임에도 느낌이 전달되는군요
저도 경험이 있어요
딱세들의 바가지
정말 막무가내였지요
난 와니님처럼 싸우지못하고
달라는대로 줘버린 거 같아요
강형구 화백님 대단하시네요
저렇게 큰 자화상도 첨봤고 넘 똑닮아서
놀랬고 외국인 철학자처럼 생기기도
했어요
호랑이 눈빛에선 금방이라도 노란 불꽃이 떨어질것만 같은 섬세함이구요
터미널의 연인들
첫 연인들은 익숙한 다정함이 느껴지고
두번째 연인들은 풋사과같은 신선한 설레임이
느껴집니다ㅋ
안녕 노을님
지금 차창 밖으로 내리는 비를 바라보며
시 외곽으로 버스를 타고 가는 중이에요
그니까, 버스안에서 댓글을 쓰고 있는거지요
좀 낭만적인거 같아요
나의 말과 글이 빗속을 거쳐 하늘 높이 올라가
노을님께 닿는 그림이요
잘 다녀오겠습니다
급작 표정을 환하게 바꿔주는
연인들의 사랑은 삶의 매직이자
인생의 예술 같아요
특히 멀리서 오는 연인을 기다리는
롱디 연애는 더 애틋하겠죠
누구라도 가지고 있는 경험이겠지요
당연히 저도 그런 경험이 있고요
핸펀이 없던 시절
버스에서 내리는 그녀의 얼굴 본 순간
세상이 전부 내 것이 된 듯한 그런 감정
다시는 올 수 없는, 추억으로만 더듬어 봐야할
소중했던 마음이에요
보석 같지는 않지만
누구에게나 고속터미널의
정도의 추억은 한둘은 다있겠지요
저도 생각해보니 ~
그 때가 좋았네요
짐 옆자리에서 째려보는 사람 ㅋ
안녕하세요 청심님
낭녀 관계의 역사는
개별적인 거대한 우주 같아요
작은 충동과 느낌으로 시작된 만남이
우리 운명을 만드니까요
화백님이 궁사나 무사의 풍모시네요ㅎ
터미널은 설렘과 애틋한 아쉬움이
교차하는 곳이죠
수많은 밀어를 나눴음에도 헤어질땐
'하고싶은 말들이 쌓였는데도 한마디
말 못하고 헤어지는 당신을...'
이런 노래가 떠올려지네요ㅋ
글보석 전시 많이 열어주세여^^
김창완님 아시죠
산울림이요
그분의 그림 아이가 처음 본 엄마 얼굴
검색해서 봐바요
아주 사랑스런 그림이에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첨 뵙겠습니다 봄봄님
오늘 날씨를 보니 봄이 머지않은 거 같네요
<보석온앤온>으로 닉을 바꿀까 생각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