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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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청심 댓글 9건 조회 1,363회 작성일 23-03-22 02:01본문
왜 이시간에 왔느냐고 묻는다면
연일 밭 일 하다보니 8시에 잠들어 조금전 깼다
피곤했던 몸이 가벼워진 것이
느낌상 두시간은 지나야 잠을 청할 듯 하여
어제 트렉터 불러 밭 갈이를 했다
퇴근후 하루내 밭 일하며 자연스럽게 주변인들을 만났다
주변인 1
소 200여두를 사육하는 처형내외
농협사외이사를 하는 동서는 요즘 조합장 선거 끝나고
본인이 지지했던 후보가 낙선 이사 입지가 약해진 듯
전조합장을 의리로 밀어붙이더니
그래도 동서인지라 위로겸 용기를 준다고
점심으로 갈비탕을 쐈다 ~ 말 없는 위로로
처형도 덩달아 기분이 다운되어 있어서 겸사 겸사
이것이 내 방식이다
주변인 2
이웃하며 농사짓는 팔십대 형님
날 보자마자 앉으라고 하더니 믹스커피를 한잔 말아오신다
요즘은 블랙만 마시지만 굳이 사양하지 않고 받았다
아 우리 전기좀 손봐줘 ~ 밭이 천오백평 정도이니 전기를 많이 쓴다
자재를 준비해두면 하루 시간내서 해주겠다고 약속하고 나니
바로 자랑거리가 ~ 이번에 손자가 의정부고등학교에 입학 했다고
의고는 현재 명분이다 서울 애들이 대부분이고
형님 말에 의하면 명문대를 가는 코스라고
그래서 요즘 손주 등하교 시킨다고 엄살을 부리신다
그런데 힘들다면서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하다
주변인 3
형님밭 옆에 오백평 농사짓는 박씨 홀아비가 나를 부른다
아 ~저기 ~ 우리 농막짓는데 여기 전기일좀 해주시지
일당은 ~~ 아 알았어요 ~ 그저 점심 한끼 사면 그만이지만
홀아비인 박씨는 몇 년을 보아 오는데 여자가 수시로 바뀐다
또 여자가 바뀌었다 농막 비닐하우스 짓고 있는데
사다리를 잡고 있던 여자가 해밝은 미소로 인사를 한다
아 저기 저밭 주인이신가봐요 ~ 인사드려요
눈 웃음이 장난이 아니다
아마도 박씨가 저 눈 웃음에 넘어 간듯하다 ㅋㅋ
박씨또한 여자 다루는 기술자로 주변인들이 인정한다
아마도 올 가을 추수하고 내년 봄에는
저 농막의 여주인은 또 바뀌어 있을 것이다
주변인 4
박씨 밭옆
직장인이며 50대 중반인 김씨
오늘은 나처럼 비번일 이라면서
폐차직전의 1톤 트럭을 끌고 나타났다
감자 심을 준비를 하러왔다고 청소를 깔끔하게 하면서
지난해 가을 콘테이너 하나를 갖다 두었는데
거기에 전기시설을 해야하는데
우리 농사용 전기를 같이 쓰자면서 전기세는 많이 내겠다고 그런다
그러지 말고 따로 전력량계를 달아서 쓰고 쓴 만큼만 내라고 했다
나에게는 형님 형님하며 아주 친절한 아우 같은 사람
내가 밭에 갈 시간이 없어서 부탁하면
자기일처럼 알아서 해주는 이웃이다
오늘 이런 주변인들이
형님 농막에 다 모였다
사실은 각자 일하다가 자주 모인다
누군가 먹을 것 가지고 오면 나누어 먹는 이웃 정도
오늘은 김씨 아우가 오후에 오면서 만두에 찐빵을 사들고 왔기에
서로 나누어 먹으며 ~ 박씨의 새로운 여자 인사를 받았다
모두가 조금은 뻘쭘했으나
밭 주변인들의 요식행위 인지라 ~
바로 자세를 바꾸어 환영해 주었더니
눈치 백단인듯 ~ 다소 곧 여전한 눈 웃음으로
잘 부탁합니다
아마도 머지않아
새로운 주변인 부부가 추가될 예정이다
이백평 밭을 사서 지난주 준비를 하고 갔다니
곧 올 것이다
댓글목록
도시보다는 시골이 사람간의 정이 있어서 흐뭇하네요. 어린 시절에는 저렇게 살았는데 고향을 떠나면서부터는 저런 정을 별로 못 느끼고 살아온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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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분들과 상부상조 하며 재밌게 사시네요.
농사철이라 바쁘겠네요.
아파트는 옆집도 모르고 살아들 가니
ㅠㅠ
아아...박씨 부러..ㅂ...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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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분들과 잘 어울려 지내시네요
서로 도와주며 도움받으며 지내면좋죠ㅎ
청심님은 어딜가나 잘 어울리실듯요ㅎ
아아...박씨 부러..ㅂ...ㅋㅋ
좋아요 1
나머지 주변인들이 만나면
늘 박씨 이야기로 커피 한잔 합니다 ㅋㅋ
이웃분들과 상부상조 하며 재밌게 사시네요.
농사철이라 바쁘겠네요.
농부에게
봄이란 시작입니다
그런데 정신 없이 일만해요
지나고 보면
이번에는
천천히 느끼면서 가려고 합니다
너무 일하는거만 생각하지 않고요
도시보다는 시골이 사람간의 정이 있어서 흐뭇하네요. 어린 시절에는 저렇게 살았는데 고향을 떠나면서부터는 저런 정을 별로 못 느끼고 살아온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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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는 옆집도 모르고 살아들 가니
ㅠㅠ
그래도 전 아파트가 좋습니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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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요 시골인심이 변했다고 하나
그래도 아직은 살만합니다
어딜 나가 나 하기 나름
잘해주는 이웃에게는 마음이 가지요
사람사는게 정이니까요
낭만오빠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