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전선 이상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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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크림빵 댓글 7건 조회 1,185회 작성일 23-03-14 22:40본문
고등학교 때였는데
봄부터 복통이 심했었다
웬만해서 얘길 안 하는데 부모님께 하소연을 했다
대학병원 두 곳을 가봐도 병을 모른단다
별게 없다는 거니까 혹시 심인성질환 아닐까 의심하는 정도
입시 앞둔 학생...뭐 어쩌고 저쩌고
그러다가 어느 동네 내과의원에 가서야 병명을 알게 되었다
그 원장은 아프리카 의료봉사를 다녀왔다고 했다
주 증상은 복통이었는데 진료실에 들어가니까
의사가 아래 위를 훝어보더니
요식적인 진료 절차 후에 바로 가슴 사진을 찍어보자고 했다
거기서 병명을 바로 알게 되었다
그날 처음으로 약을 먹고
아버지 방에 누웠는데 그렇게 아팠었다
초여름이었나
정원에서 풀 냄새가 진하게 들어오던 게 생각난다
너무 아파서 몸을 팔자로 비틀고 오자로 웅크리고
배추벌레처럼 거꾸로 뒤집기도 하고 ㅋ
너무 아프니까 그 통증을 분산(?)시키려고 그랬는지
나는 손등을 깨물고 있었다
거실에서 엄마는 이리저리 전화를 걸고 계셨다
(쟈가 혹시 돌았나?)
★잠시 쉬어 가자
영화에서 이런 장면, 가족 중의 한 구성원이 방 안에 몸져 누워있고
바깥에는 약탕기에 약 달이는 상황이면
필경 다음은 곡소리 나고 장사 치르는 장면이 따른다
반면에
모르는 남녀 사이에 같은 장면이라면 환자는 100% 살아나고
꽃이 핀다든지 해가 뜬다든지 하는 장면이. 연출된다
그리고 서로 사랑하게 된다 ㅋ
중국영화면 살아나서 원수를 갚든지 갚아주든지...큭 ★
하여튼 영화가 아니였으므로
나는 그 난리를 치고서도 저녁이 되어서는 통증이 희한하게도 가라앉았다
내 방으로 가서 책꽂이에 있던 책 하나를 뽑았는데
그게 '서부전선 이상 없다'였다
그날 다 읽었다고 기억하는데
사실은 아니 읽었다고 하는 게 맞다
지금 기억하는 게 거의 없다
제목은 주인공 보이머 일병이 전사하던 날
서부전선이 별스런 교전도 없었고 지극히 고요했기에
기록된 '전장 보고서?일지?'에서 따온 것이라는...
그리고 어린 병사가 전쟁에 투입되어 마주하는 생소한 광경들
어처구니 없는 군대 규율과 문화 등
열악한 환경. (벽이 없늗 야외 화장실에서 단체로 볼일을...)
대략 그런 정도 기억한다
전투에 대한 묘사보다는
작가가 전쟁에 대해 제기하는 일반적인 의문이 주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영화로 나와서 소문이 났고
나도 그 책을 읽을 당시의 기억이 나서 한 번 보고 싶기는 하다
* 로버트 드 니로 귀향하는 장면. 쑤바루~명장면이다
** 제 1차 세계대전은 대부분의 전투가 참호전이었다
여기서 유래된 No man's land 라는 개념이 혹시 영화에 나오면 그것도 흥미롭겠다
*** 그나이 햐~
댓글목록
그게요
비밀 씨크릿이긴 한데...
결핵이면 무조건 휴학이었거든요
근데 치료를 시작하면 감염시키지 않는다는 설이 있어요
일주일 결석하고 다시 등교했어요
미야오 큭~
학교에서 단체로 가슴 사진 찍잖아요
거기서 걸리면 바로 휴학이예요
수업 중간에 책가방 싸서 나가요 큭
저는 일반적인 증상인 기침은 전혀 없었고
복통에 해골같이 마르고 열 나고
대학병원 의사들은 소화기계통으로 진료를 했고
그 동네병원은 아프리카 가서 많이 봤겠지요
視診으로 바로 알아보더군요
그래서 그 병명은 뮈디유?
꽤병?ㅋ
미야오~큭
우리빵씨 글은 어려워도 술술 읽혀집니다.
글 분위기가 여자분들이 좋아할 이뿐글.
그래서 나도 배우고 싶긴한데..
내가 책을 읽어봤어야 흉내라도 내볼낀데..ㅡ.ㅡ
우리빵씨 글은 어려워도 술술 읽혀집니다.
글 분위기가 여자분들이 좋아할 이뿐글.
그래서 나도 배우고 싶긴한데..
내가 책을 읽어봤어야 흉내라도 내볼낀데..ㅡ.ㅡ
그래서 그 병명은 뮈디유?
꽤병?ㅋ
미야오~큭
그게요
비밀 씨크릿이긴 한데...
결핵이면 무조건 휴학이었거든요
근데 치료를 시작하면 감염시키지 않는다는 설이 있어요
일주일 결석하고 다시 등교했어요
미야오 큭~
아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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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단체로 가슴 사진 찍잖아요
거기서 걸리면 바로 휴학이예요
수업 중간에 책가방 싸서 나가요 큭
친구가 폐렴에 걸렸었는더ㆍ
애 낳는거보다 더 아프더래요
폐가 병이나면 고통이 그래 심한거네요
저는 일반적인 증상인 기침은 전혀 없었고
복통에 해골같이 마르고 열 나고
대학병원 의사들은 소화기계통으로 진료를 했고
그 동네병원은 아프리카 가서 많이 봤겠지요
視診으로 바로 알아보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