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옅은 청색 점 (Pale Blue D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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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낭만오빠 댓글 2건 조회 853회 작성일 23-03-07 0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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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계 외곽 행성을 탐사하기 위해 NASA에서 1977년에 쏘아올린 보이저 1호가 우주로 항해하고 있었다. NASA 연구원 칼 세이건이 보이저팀에 보이저가 태양계를 벗어나기 전에 카메라 방향을 뒤로 돌려 지구를 찍어보자고 제안한다. 지구쪽으로 돌리다가 태양과 마주치면 카메라 렌즈에 심각한 손상을 입을 수 있기에 무모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칼 세이건과 몇몇 전문가들은 카메라를 돌려서 지구를 한번 바라보는 것이 과학적 의미를 넘어 인류에게 어떤 메시지를 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1989년 보이저 1호는 해왕성 탐사 임무를 완수했고 칼 세이건의 제안에 호의적이었던 우주비행사 리처드 트룰리가 국장으로 취임하자 카메라를 지구 방향으로 돌릴 수 있었다. 1990년 2월 14일 보이저 1호가 지구를 찍은 사진이다. 보이저 1호와 지구와의 거리는 64억km


칼 세이건은 위 사진을 보고 이렇게 말했다.


"여기 있다. 여기가 우리의 고향이다. 이곳이 우리다.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이들, 우리가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 당신이 들어 봤을 모든 사람들, 예전에 있었던 모든 사람들이 이곳에서 삶을 누렸다. 우리의 모든 즐거움과 고통들, 확신에 찬 수많은 종교, 이데올로기들, 경제 독트린들, 모든 사냥꾼과 약탈자, 모든 영웅과 비겁자, 문명의 창조자와 파괴자, 왕과 농부, 사랑에 빠진 젊은 연인들, 모든 아버지와 어머니들, 희망에 찬 아이들, 인간 역사 속의 모든 성인과 죄인들이 여기 태양빛 속에 부유하는 먼지의 티끌 위에서 살았던 것이다.

지구는 우주라는 광활한 곳에 있는 너무나 작은 무대이다. 승리와 영광이란 이름 아래, 이 작은 점의 극히 일부를 차지하려고 했던 역사 속의 수많은 정복자들이 보여준 피의 역사를 생각해 보라. 이 작은 점의 한 모서리에 살던 사람들이, 거의 구분할 수 없는 다른 모서리에 살던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던 잔혹함을 생각해 보라. 서로를 얼마나 자주 오해했는지, 서로를 죽이려고 얼마나 애를 써왔는지, 그 증오는 얼마나 깊었는지 모두 생각해 보라. 우리가 사는 이 행성은 거대한 흑암으로 둘러싸인 한 점 외로운 티끌일 뿐이다. 우리의 작은 세계를 찍은 이 사진보다 인간의 오만함을 더 잘 드러내주는 것은 없을 것이다. 


이 희미한 한 점 티끌은 우리가 사는 곳이 우주의 선택된 장소라는 생각이 한낱 망상임을 말해주는 듯하다. 이 어둠 속에서, 이 광대무변한 우주 속에서 우리를 구해줄 것은 그 어디에도 없다. 지구는 지금까지 우리가 아는 한 삶이 깃들일 수 있는 유일한 세계다. 가까운 미래에 우리 인류가 이주해 살 수 있는 곳은 이 우주 어디에도 없다. 갈 수는 있겠지만 살 수는 없다. 지구만이 우리의 삶의 터전인 것이다. 우리가 아는 유일한 고향을 소중하게 다루고 인류가 서로를 따뜻하게 대해야 한다는 책임을 이 옅은 청색 점보다 절절히 보여주는 것이 또 있을까?"

추천3

댓글목록

진도준 작성일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10페이지 정도 읽다가 말았습니다
나머지 약590페이지를 마져 읽을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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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오빠 작성일

유튜브와 IPTV, 유선 방송이 생긴 이후로는 영상을 보는데 익숙해져서 책을 읽으려니 지루해서 읽기가 힘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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