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약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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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는 제법 첫눈이 내렸더라.
한옥에 사는 설 친구가 화분에 소복이 쌓인 사진을 톡에 올렸더라.
젊어서는
첫눈 오면 누구를 만날까 설렘 속에 하루를 보내기도 했는데...
이젠 아무 생각이 없다.
그냥 전망 좋은 카페에 앉아 책을 읽거나 멍 때려야지 그 생각 뿐이다.
여고 때 잠시 교회에서 알게 된 갑장의 남자를 짝사랑 한 적이 있다.
그 남자가 좋다고 많이 따라 다녔지만 나도 좋다는 말을 못했다.
그땐 순수하고 사귄다는 생각자체가 부끄러운 시절이었으니까.
그런 짝사랑이 아주 오래 심연의 밑바닥에 깔려
첫눈이 오면 센티멘탈 해지기도 했는데
지천명 지나니 그 짝사랑 했던 감정도 어느 날 사라져버리더라.
그러면서 내가 왜 지금까지 그런 짝사랑 때문에 가슴앓이 한 시간을 많이 가졌을까 화나기까지 하더라.
오늘 죽을 것 같아도 세월이 지나면 하찮은 일로 여겨지듯
세월은 약인 것이다.
늙어 그리움도 미움도 사라지고
기억마저 희미해지는 것이다.
이런 감정으로 살아야 하는 현실이 슬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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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동창으로부터 때지난 고백을 받은적이 있다.
50년 가까이 지난 고백은 조금 충격적이었다.
나를 좋아했었는데 나는 다른곳만 바라보고 있더란다.
그 고백을 늦은 나이에 받은 나는 왠지 미안했다.
이젠 웃으며 사과하다.
내가 그때 너무 어려서 철이 없었다고,,,후후,,,
그런데 철든 지금도 나는 동창을 여자로 대하는 것은 반대한다.
마치 추억을 훼손하는 것 같아 꺼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