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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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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도준 댓글 8건 조회 1,650회 작성일 23-02-22 2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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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든 하루였습니다
일이 안됐다는 이야기죠
일이 안 됐다는 건, 거래 일방이 약속이행을 안 했다는 뜻입니다

비즈니스란, 
개별 프로젝트의 완성을 위한,
계약과 계약이행과 관련된. 일련의 과정이라 말할 수 있겠습니다
단순한 프로세스지만 그 안에 무수한 변수와 예외의 상황이 발생합니다
신뢰를 뒷받침하는  시스템과
그 시스템을 뒷받침하는 신용보강이 디테일하게 구축돼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비즈니스를 주관하는 인간의 의지입니다
아무리 정교한 프로젝트 프로세스를 구축해도
결국 인간의 실천 의지가 없으면 한 순간에 무너집니다
인간의 무능함과 준비부족과 외부적 요인에 의한 
돌발상황에 따른 대처 불가 등의 이유가 곧 실천의지의 부족을 뜻합니다

해당 프로젝트의 당사자들의 손실은 필연입니다
제가 당사자 중 한 명이였습니다
그래서 술을 먹었습니다
누군가와 먹는 술은 항상 모자랍니다
혼자서 모자란 술을 보충해야합니다
술과 글쓰기로 잠시 잊을까 합니다

술먹는 와중 누나에게 톡이 왔습니다
금요일 큰누나와 함께 식사를 하자고 합니다
큰누나는 엄마같고 작은누나는 무섭습니다
무서움을 준다는 건 자신에게 엄격해서 남에게 책 잡힐 행동을 안 한단 뜻입니다
적어도 나에게는요
 
문득 어떤 생각이 납니다
술한잔 들어가면 자유 의식이 날라다니니까요

어린시절, 누나와 난
어머니의 심부름으로 석유한 통을 사가지고 오는 길 이였습니다
겨울 밤이였습니다
석유통은 손잡이가 작아 둘이 들기 불편 합니다
집앞에 언덕 밑이였습니다
언덕 밑에서 석유통을 놓고 쉬고 있을 때
갑자기 어둠속에서 커다란 아저씨가 나타나
석유통을 들더니 앞장 서 걸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어디로 가야할지 손으로 물었습니다
미국 아저씨 였던 겁니다

우리집앞에 석유통을 내려 놓더니 성큼성큼 갈 길을 갔습니다
우리 오누이는 꾸벅 인사를 했습니다
미국아저씨는 손을 흔들며 우리들에게 답례했습니다
제나이 9살 누나 13살 때 일이였던 거 같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술 한잔 하다 누나의 톡을 받고, 무수히 많은 추억 중
석유통 일이 떠오르다뇨

그 미국아저씬 이미 돌아가셨겠죠
아저씨 그때 너무 감사했어요
제 감사한 맘이 부디 땅에 떨어지지 않고 
하늘 높이 올라가 아저씨의 가족들의 행복에 도움이 되는 그런 선한 에너지로 임해씀 합니다. 
이번 주 금요일 누나를 만나면 꼭 아저씨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지금도 제 기억속엔 아저씨의 뒷모습 이미지가 남아 있답니다

이젠 집에 갈 시간입니다
술과 글과 미국아저씨에 대한 추억이 스트레쓰를 잊게 해줬습니다
내일엔 내일의 태양이 뜰겁니다
희망의 태양을 기대하며 잠을 청해야겠습니다ㆍ
안녕히 주무세요
추천45

댓글목록

낭만오빠 작성일

어린 시절 막걸리 사오라고 하면 주전자 들고 막걸리 도가에 가면 주전자에 가득 넘치도록 담아주어서 들고 오면서 홀짝홀짝 마시기도 했지요. 76년 이전에는 누런 밀막걸리를 팔았는데 77년에 엄청난 풍년이 들고 쌀이 남아돌아서 박정희가 쌀막걸리 제조를 허용하면서 흰색 쌀막걸리로 바뀌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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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쥐가훔친꽃신 작성일

토닥 토닥
내일은 큰누님 작은누님과
즐겁게 저녁을 드시겠네 도준님

누나들 있어서 부럽.
난 오빠들 밖에 없거든요ㅋㅋㅋ

잘자요 막내도준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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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한달 작성일

저는 막걸리 주전자를 들고 다녔습니다ㅋ
집으로 가는길에 꼴짝 꼴짝 마시기도 했죠

새로 오는 어느날에 꼭 다시 다른 이가
약속이행을 실천할거에요
잘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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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사랑 작성일

미투~~
막걸리 노란 주전자 들고 술 사오다가 한 모금씩 홀짝거리던 시절이 있었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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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한달 작성일

ㅋㅋㅋ 기분 와따시 삼삼했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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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작성일

잼없는 비지니스로 힘든 하루였는데
누나의 전화로 예전 키다리 아저씨같은
미국 아저씨를 만났던 흐뭇한 기억이 떠오르고
그래서 결론은 행복한 퇴근시간이 되었군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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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사랑 작성일

미쿡 아재의 선행이 어린시절 큰 감동으로 뇌리에 박힌 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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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사랑 작성일

힘든 하루였군요.
힘든 날은 일찍 자는 게 비법입니다.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뜨듯이 지난 했던 일은 감쪽같이 사라질겁니다.
굳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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