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국어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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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멍 댓글 0건 조회 778회 작성일 23-01-21 07:59본문
고2, 고3 때 국어 선생이었던 오**
괴짜였는데 평소 자주 하는 말이
내가 그냥 고등학교 선생인 줄 아냐?
난 논문을 때리는 사람이야!
만해 한용운 선생에 대한 논문을 냈다고 한다.
나이가 비슷한 선생들에 비해서 자기 호봉이 엄청 높다고 자랑한다.
아마도 대학원을 나와서 호봉이 좀 높은가보다.
국어책에서 만해 한용운이 나오면 엄청 자세하게 설명한다.
한용운이 서해연화라는 여자와 사귀었고 설악산 신흥사에서 만났다고 했던가
'님의 침묵'이란 시에서 님이란 조국이란 의미도 있지만 서해연화를 뜻하기도 한단다.
조선 기생 황진이가 쓴 청산리 벽계수야 수이감을 자랑 마라
라는 시조를 배울 때는 (남고라서 남학생만 있어서) 남자가 여자와 연애할 때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말고 (황진이 시조의 명월이 만공산하니 의 명월처럼)
어젯밤 달이 참 밝아서 밖에 나와서 달을 바라보니
달 속에 혜숙씨 얼굴이 보이더군요.
이렇게 달을 빗대어서 간접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라고 하며
연애학을 가르치곤 했다.
근데 정작 학력고사 대비에는 그다지 신경을 안 쓰는 선생이었다.
국어 선생은 옆반 5반 담임이었는데 5반 반장은 고2 때 면도기로 자기 눈썹을 밀었던 괴짜였다.
3학년 여름방학 때 학교에 나와서 자율학습을 해야 하는데
괴짜 반장이 국어선생인 담임쌤한테 편지를 써서 전달했단다.
여름방학 동안 학교에 나와서 자율학습을 안 하고 송도에 가서 혼자서 공부하겠다.
그리고 선생님 금전에 너무 신경 쓰지 마시기 바랍니다. 라고 썼단다.
내 친구가 5반에 있었는데 공부 잘 하는 친구였다.
5반 담임 국어 선생이 진로 상담하면서 내 친구한테
서울대 가려면 100만원을 가져와야 원서를 써주겠다고 얘기했단다.
그 얘길 듣고 5반 괴짜 반장이 편지에 그렇게 쓴 거다.
하여튼 몇년전 그 공부 잘 하는 친구를 해운대에서 만났는데
그 국어 선생이 죽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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