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이 약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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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보이는사랑 댓글 1건 조회 850회 작성일 22-12-03 14:12본문
서울에는 제법 첫눈이 내렸더라.
한옥에 사는 설 친구가 화분에 소복이 쌓인 사진을 톡에 올렸더라.
젊어서는
첫눈 오면 누구를 만날까 설렘 속에 하루를 보내기도 했는데...
이젠 아무 생각이 없다.
그냥 전망 좋은 카페에 앉아 책을 읽거나 멍 때려야지 그 생각 뿐이다.
여고 때 잠시 교회에서 알게 된 갑장의 남자를 짝사랑 한 적이 있다.
그 남자가 좋다고 많이 따라 다녔지만 나도 좋다는 말을 못했다.
그땐 순수하고 사귄다는 생각자체가 부끄러운 시절이었으니까.
그런 짝사랑이 아주 오래 심연의 밑바닥에 깔려
첫눈이 오면 센티멘탈 해지기도 했는데
지천명 지나니 그 짝사랑 했던 감정도 어느 날 사라져버리더라.
그러면서 내가 왜 지금까지 그런 짝사랑 때문에 가슴앓이 한 시간을 많이 가졌을까 화나기까지 하더라.
오늘 죽을 것 같아도 세월이 지나면 하찮은 일로 여겨지듯
세월은 약인 것이다.
늙어 그리움도 미움도 사라지고
기억마저 희미해지는 것이다.
이런 감정으로 살아야 하는 현실이 슬픈가?
댓글목록
초등 동창으로부터 때지난 고백을 받은적이 있다.
50년 가까이 지난 고백은 조금 충격적이었다.
나를 좋아했었는데 나는 다른곳만 바라보고 있더란다.
그 고백을 늦은 나이에 받은 나는 왠지 미안했다.
이젠 웃으며 사과하다.
내가 그때 너무 어려서 철이 없었다고,,,후후,,,
그런데 철든 지금도 나는 동창을 여자로 대하는 것은 반대한다.
마치 추억을 훼손하는 것 같아 꺼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