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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타불라라사 댓글 0건 조회 1,108회 작성일 22-09-09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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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한바퀴 ᆢ

다리 건너 제방까지 좀 걸었다.


둑방에 내가 심은 나무도 있다.

식목행사 때 내가 기부한 나무다.

제일 사랑하는 가족 이름으로

달았다. 이젠 명패도 없어졌다.


난, 내 혈족이 안드레이 타르콥스키 감독의

영화 "회생"의 나무처럼 부활할 줄 

알았다. 상처는 아물고 폐인처럼 지내다

아직 내가 살아있는거 보니까 이겨냈다.


가슴에 굳은 살이 박혔지만.

(이후 지적 오만함에 냉소적으로

바뀐거 같다)


ᆢ복구가 한창이다.

포크레인에 덤프까지 동원하여

하지만 더디다. 장비는 한정되고

이것도 대목장사라 단가는

올라갔다.


울집 라인은 앞집과 옆집이

협력하여 다 정리했다. 쓰레기

봉투 50리터 두 개 기부하고

잔치국수로 참겸 점심을 얻어

떼웠다. 모처럼 이웃간 돈독한 

정도 나누고.


지나가다 보니 쓰레기가 쌓였다.

아직 치우지 못한 ᆢ


분명 재활용이나 스티커 붙여야

하는 가구나 소파 기타등등.

이참에 버릴려다 만 것까지

죄다 다 내어 놓았다.


양심에 털 난 사람들.

깨진 유리창의 법칙처럼

슬그머니 누가하니까 나도

덩달아 죄의식도 없이 버린거다.


내가 사는 지역은 단독주택 지역이라

오래 거주한 사람들이 많다.

청소부 힘들까 비오는 날은

쓰레기 봉투도 안 내어놓는다.

규칙이 있는거는 아니고 일종의

묵계에 관습법이다.


친구도 그렇다.

힘들 때 지켜주고 와인같이

오랬동안 곁을 지켜준 친구가

소중한거 아니겠나.


간만에 산책길 인상만 찌푸리고

안그래도 복잡한 심사에 생각을

정리하려다 뇌세포 회로가 더 꼬였다.


그대들은 강녕하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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