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없으면 잇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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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청심 댓글 4건 조회 1,144회 작성일 22-07-05 15:51본문
나이 육십 넘은 구 세대의 남자가
누군들 주방에서 요리하고
살림하려고 하겠는가
어려서 할머니와 어머니 아래서
사랑을 한몸에 받으며 자라면서
때가 되어 배가 고픈데
부엌에서 맛있는 냄새가 나면
쪼르르 부엌으로 들어가는데
그럴때마다 할머니는 사내녀석이
"고추달고 부엌에 들락거리는게 아니다" 라고 하셨고
나는 그러거나 말거나 먹을 것을 달라고
보채며 끝내 한입 물고 나오곤 했었는데
그 후 초딩때부터는 쭈욱 부엌 근처에는 잘 가지 않았고
결혼해서도 마찬가지 ~ 아주 드물게 들락 거린정도
물론 아쉽고 급 할 때는 라면 정도는 내 손으로 ~
그러나 그건 요리가 아니었다
그런 나에게도 주방에 들어가야하는 문제가 생겼으니
바로 와이프의 건강문제가 심각해지며
병원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아 지면서다
기왕에 피해 갈 수 없다면
그럼 요리를 배우자 그렇게 생각을 바꾸고
하나 둘 배우기 시작한 주방일
천만 다행인 것은 요즘은 각종 레시피가
유튜브나 인터넷에 방대한 자료가 있으니
걱정 할 필요가 없었고
더듬 거리는 주부 초보부터 시작하여
몇 년이 지나고 나니
언젠가부터는 요리는 물론 김장도 하게되고
된장도 간장도 고추장도 각종젓갈도 ~
세탁부터 집안 청소까지 전업주부가 되었다
거기에 환자에게 무농약 먹거리를 제공하려고
직접 농사지은 식재료로 요리해 주었고
힘 없이 축 쳐저 있다가도 손주들만 보면 생기가 돌기에
손주들도 자주 옆에 보여 주다 보니
내 일이 몇 배가 많아졌지만
와이프 앞에서 힘들다 못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항상 웃어 보일수는 없었지만
인상 쓰면서 말하지 않으려고 무던히 인내했던 시간들
언젠가 그랬다 ~ 와이프 수술받고 있는 시간에
혼자 주차장 차에 와서 ~ 그래 지금 많이 속상해 하고
수술 끝나 의식 돌아오면 ~ 그래도 웃으며 말해주자
여보 고생했어 선생님이 수술 잘되었데 ~ 여보 사랑해
이런 과정을 번번이 거치면서 나도 모르게 도인이 되어갔고
지금은 왠만큼 놀라운 일에도 미동도 하지 않는다
이렇게 변한 것이 모두 와이프 덕분이다
돌아보니 별거 아니더라
이 없으니 잇몸으로 살아지더라
지금은 와이프가 해주는 따순밥 먹고 출근한다
요즘의 행복감 느껴본 자만 알 수 있다
댓글목록
사람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 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동물입니다.
제가 할 줄 아는 요리...
라면...ㅋ
7
전 애아빠 부엌 진입 안하길 바라묘
저는 데가 다 하거든요
후라이팬
사진
올리묘
ㅎ
사람은 새로운 환경에 적응 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진 동물입니다.
제가 할 줄 아는 요리...
라면...ㅋ
눈사님 오랜만입니다
반갑습니다 ~ 잘지내시죠
그런가봅니다 ~ 적응력
그런데 아무래도 여자 같지 않아요
항상 더듬거리고 뭔가 2% 부족하고 그랬지요
저는 돈 버는게 훨 쉽네요 ㅋㅋ
와우? 겨우 2% 부족 한 것을 가지고...
전 98% 부족 합니다...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