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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판 댓글 21건 조회 1,732회 작성일 21-12-03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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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젊은 날의 브래드 피트을 볼 수 있는 이 영화는,

가장 아름다운 사랑의 시간은 언제인가 라는 질문을 주고,

달라지는 시공간 속에서의 사랑의 변화를 감동적으로 그린 영화이다.


영화 중, 발레리나인 데이지의 교통사고 장면이 나온다.

여러 등장인물들의 우연적인 사건들이 중첩돼서 결국 교통사고로 이어지는 일련의 인과관계를 보여준다.

우리가 우연이라 생각되는 작은 사건의 생성은

온 우주의 기여가 정교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원인을 제공해 준 결과인 것이다.


어제저녁 오래된 지인들과 술을 마셨다.

음식도 맛있었고, 술도 맛있었고, 무엇보다 우리의 우정에 우리 스스로 만족했었다.

당연히 1차로 끝날 수 없었다.

2차는 친구 집이었다.

맘껏 마실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이었다.

엄청 퍼마셔댔다.


집으로 온 과정이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아침에 힘들게 눈을 떴다.

지각이다.

헐레벌떡 집을 나섰다.


콜택시도 안잡히고, 지하철역으로 향하던 중, 길가에 장지갑이 떨어져 있는 걸 보았다.

다니는 사람은 없었고, 떨리는 마음으로 지갑을 주워 열어보았다.

5만원권 지폐가 제법 많이 들어있었다.

주위를 다시 한번 둘러보게 되었다.

왜 씨씨카메라가 있는지 찾게 되는 걸까...


일단, 주머니에 넣고 지하철을 탔다.

지하철 안에서 지갑을 열고 찬찬히 보았다.

카드가 많이 꽂혀 있었다.

카드를 꺼내 보았다.


영문으로 된 이름을 읽어보았다.

익숙한 이름이었다.

우리 둘째아들 이름이었다.

신분증을 꺼내 보았다.

멍청한 울둘째놈 얼굴이 보인다.


휴~ 집에서 제법 떨어진 길가에서 울아덜 지갑을 내가 줍다니..

일단, 처음 현금을 봤을 때의 갈등이 사라진 게 고마웠다.


아들에게 전화를 했다.

아들은 동대문에서 옷장사를 한다.

도매업을 하기에, 밤새 장사하고 새벽에 귀가한다.

자다 깨서 전화를 받았는데, 지갑을 잃어버린지도 모르고 있었다.


멍청한 아들과 똑똑한 아빠와의 대화가 잠시 이여 졌다.

대박 소리만 한 5번 들은 거 같다. 


서두에 인용한  영화의 데이지 교통사고 건처럼

내가 아들의 지갑을 주을 수 있었던 건

어제밤 친구들과의 술자리가 원인을 제공해 준 것이었다.


친구들과의 만남에서 우연일 수밖에 없는 음주량과

그에 따른 취기와 혼미한 상태에서의 귀갓길과 취침시간,

그리고 과음의 후유증에 따른 늦잠 등등의, 여러 사건들이

나를 그 시간 그 공간에서 아들의 지갑을 주을 수 있게 한 것이다.

만약, 어제 술자리에서 안온다고 했던 친구가 왔다던가,

친구들과의 대화에서 불협화음이 생겨 술자리가 조기에 끝나는 등의 변수가 생겨,

결국 우주의 질서가 다시금 재편됐다면 나와 지갑과의 만남은 없었을 것이다.


술이 덜깼는지, 수다가 많았다

몹시 피곤하다

언능 지갑을 들고 집에 가야겠다.



    



추천12

댓글목록

best 야한달 작성일

대박ㅋ
사례비 이십프로  받으세요
부모자식간도 공과사는 확실히ㅋ

좋아요 3
best 이판 작성일

117만원 들어있었으니, 20프로면 제법 액수가 되는군요 근데 아들은 200만원 정도 들어 있을거라 하데요. 사례는 커녕 잘못하면 횡령범 될수도

좋아요 3
best 이판 작성일

안녕하세요  그비네7님
요즘 사랑에 빠지셨다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인가요
암튼 축하드리고요

근데 원래 아들과는 인연이 깊은거 아잉가여?

좋아요 3
best 야한달 작성일

총각인줄 알고 한 실례가
뭐가 있을까요ㅋ

좋아요 3
best 연우 작성일

와아 ~
이럴수가 ~ ㅎ

어제 친구분들과의
모임도 좋으셨는데 ~

오늘 아침엔
아드님이 흘린 지갑을
아빠가 길에서 주워
찾아주는~~

기적 같은 좋은 일 ~
축하드려요 판님~ ^^*

좋아요 3
강가에 작성일

별내용도 아니었는데 비밀글 인지
삭제글 인지로 가려놨네
만원짜리 주으면 가지고 오만원 이상이면
신고하겠다고 했더니 맘에 안들었던 모냥 ㅋ

좋아요 1
이판 작성일

무슨 말씀이신가요
가려논거 없는뎁쇼?

좋아요 1
아이비 작성일

감동 이네요 이파니님~~~~ㅋ
역시 어질고 선하신 이파니님께  일어날 법한 일이네요~~~^^

동절기 건강 조심히 코로나 조심히 지내시구요~~~~~

좋아요 2
이판 작성일

아이비님 올만
아이비님 말씀에 제가 진짜 착하고 어진 사람으로 느껴져요
칭찬 감사하구요
앞으로 자주 뵙시다?

좋아요 1
호랑사또 작성일

이판과 댓글러를 다른 분 으로 아실듯한 우리 바흐님..

좋아요 2
이판 작성일

모름모름

좋아요 0
나빵썸녀패닝 작성일

있을 수 읎는 일이 벌어진겨~

와우 진짜  대 to더 박!!

으째 그 지갑이 압지 손으로 들간디야
신기방기

좋아요 1
이판 작성일

압지가 착한 일을 많이 해서 긍가바여
신기방기

좋아요 0
죽부인 작성일

지각이면 다른 사람보다 늦게 그길을 갔는데
 진짜 대~~박!

중간쯤 읽으면서
술취해 귀가 과정을 기억 못 하신다기에
이판님 지갑을 주우셨구나...했는데
아드님거 였네요 ㅎ
글 재밌네요^^

좋아요 1
이판 작성일

죽부인님 안녕하세요
몇번 뵜는데 댓은 처음 다는 거 같네요
만약에 다른 사람이 지갑을 주었다면,
울아덜에겐 지옥이 열리는 거겠죠
참으로 다행이지 마립니다

좋아요 0
연우 작성일

와아 ~
이럴수가 ~ ㅎ

어제 친구분들과의
모임도 좋으셨는데 ~

오늘 아침엔
아드님이 흘린 지갑을
아빠가 길에서 주워
찾아주는~~

기적 같은 좋은 일 ~
축하드려요 판님~ ^^*

좋아요 3
이판 작성일

연우님 기분좋은 주말입니다
연우님도 오늘부터 땅바닥 디다보고 다녀보세요
5만원권 한장 주어서 맛있는 커피 마십시다

좋아요 1
그리움에비는내리고7 작성일

아니 댓글러 씨가 결혼 완료 분 되십니까?
몰랐네염
지송요
그동안 실례 했음 용서 하시와요
하긴 한번도 언급하지 않으셨구로
젊으시네
오키요
어쨌거놔 지갑 주우신 거로 봐선
님은 아드님과 인연 깊으신 듯요
굿

좋아요 0
이판 작성일

안녕하세요  그비네7님
요즘 사랑에 빠지셨다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인가요
암튼 축하드리고요

근데 원래 아들과는 인연이 깊은거 아잉가여?

좋아요 3
야한달 작성일

총각인줄 알고 한 실례가
뭐가 있을까요ㅋ

좋아요 3
그리움에비는내리고7 작성일

내가 사랑에 빠졌다믄 오직 한 사람 뿐이오
이빤도 질투?
그래도 밑에 달츠럼은 하지마쇼
근데
아들은 부모와 연이 깊죠
저도
길거리에서 우연히 자주 만납디다
그러나 부모자식 다 그런 건 아니죠.,
도대체 그렇다믄 이빤은 몇 살?
믿기지가 않네요
나보다도 많으신 가요 !
걍 여쭤보는 겁니다
야한달 보사 패닝이는 나잇대가 대충 알아요
일찍들 결혼한 듯
그럼 님도 일찍 하신거요?

늦게 해쑤다래
아들이 아직 어립니다
귀요워요
좀 아빠를 저보다도 더 좋아해서 그게 저는 불만임다 만은요
아들이 그런 건 기정사실이드만
그랴도 글치 왤케 섭섭하든지 원
딸은 없으시우?
걍 물어보는 검돠
이렁거 물어봐서 죄송한데
혼자 사시는 건 아니죠.,
미안요 !

좋아요 0
그리움에비는내리고7 작성일

오 방가방가 이빤
올만요
어케 지냈수?
클수마수
잼께 보내시구로
이제 글 읽으러 감다
땡큐요
굿
~~~~~~~~~~~
gogo

좋아요 1
공룡 작성일

대박 ㅋ

두째 아들이 쌓은 선업 덕분? 이판님 쌓아 온 선업 덕분?

좋아요 2
이판 작성일

공용님 오랫만입니다
아빠를 닮지 않아서 울아덜은 많이 부족합니다
아무래도 저번주에 교회를 갔던 제 선업 탓인 듯 합니다

좋아요 2
야한달 작성일

대박ㅋ
사례비 이십프로  받으세요
부모자식간도 공과사는 확실히ㅋ

좋아요 3
이판 작성일

117만원 들어있었으니, 20프로면 제법 액수가 되는군요 근데 아들은 200만원 정도 들어 있을거라 하데요. 사례는 커녕 잘못하면 횡령범 될수도

좋아요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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