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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말 말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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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춘식 댓글 1건 조회 309회 작성일 24-05-27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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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차게 내리는 비 사이에서


울음 꽃 피더라.


터럭은 흠뻑 젖은 채


애타게 어린 핏줄을 부르던 고선생.



어느새 보송해진 하늘,


아무래도 좋을 삶에


말 많은 인생 속시끄러워


먼 산 바라보며


하릴없는 연기좀 뿜을라니



어제 젖어있던 고선생도


오늘은 뽀송한데,


또 애타게 우네.



넓지 못해 늘 안타까운 마음으로


그저 밥 한 줌 나눠주고


등허리 한번 쓰다듬었더만


의지가 되었던가



앙상하고 축 늘어진


죽은 핏줄


나그네 발아래 내려놓고


울더라



말없는 입술을 훑어낸 연기는


채 사라지지도 않았겄만


아직도 비는 내리는 구먼.



고선생데리고  소담스런 돌담아래


햇볕 잘드는 곳에 묻었어.



흙더미는


이미 수북한데


단절은 늘 서러운 가벼.



나흘동안 아니 보여,


먼 길 갔나 혓더만,


이웃 동네에 이슬 묻히려 갔다가


들려오는 울음 소리에 


불러보니


쪼로르 따라오던게 벌써 네다섯해 되었구만.



말없이


통한 정이,


참으로 아린 하루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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