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산동 미정이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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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가본도 댓글 8건 조회 1,817회 작성일 21-08-03 20:02본문
미정이를 처음 만난 곳은 포장마차다.
미정이이모가 하던 포장마차였는데
신부산교회에서 민락동 방향으로 50미터 가다가 오른쪽에
간판없는 가구점이 바로 그 자리다.
낮에는 가구점, 밤에는 포장마차, 그 만큼이나 요상한 치환이랄 수 있는
미정이이모부와 함께 미정이이모는
집에서 쓰던 숟가락 젓가락을 가지고 아마추어 술장사를 하고 있었다.
미정이이모부는 포마드를 발라 머리를 올빽으로 넘기고서
분주한 미정이이모의 옆에서 항상 얌전하게 앉아 있었다.
미정이이모가 장사를 할 동안 밖에 나가면 바람을 필지 모르기 때문에
잡아 앉혀둔 거라 했다.
그의 인내심은 대단했다.
미정이이모부는 남자치고는 의심스럽게도
희고 가는 손과 긴 속눈썹, 고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었다.
자꾸 훔쳐 보다가 한 번 만져 보면 안되겠냐고 물어 본 여자 손님도 있었다.
이런 얘기 해도 될런지 모르겠지만
나는 미정이이모부가 다마를 박았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서
미정이이모의 실제 취향은 어느 쪽인지 참 궁금했다.
미정이이모가 걸핏하면 미정이에게
식 안올리고 사는 연 만큼 바보같은 연은 없다는 말을 할 때마다
미동없이 정좌해 있던 미정이이모부는 꿈틀대며 담배를 꺼내 물었다.
나는 그가 그렇게 턱을 괴고서 긴 속눈썹을 늘어뜨린 얼굴에서 연민을
느끼곤 했다
나도 계속 가난할 것만 같았고
또 여자를 멀리하기 힘들 것 같았기 때문이다.
서툰대로 장사는 잘 되서 그 낮은지붕 백열등 아래에
담배연기와 취기가 자욱하지 않은 날이 없었다.
그리고선 낮이 되면 그 자리엔 전날 밤 포장마차의 흔적이 감쪽같이
사라졋는데 그건 미정이이모부의 단독 솜씨다.
돌부처같은 그가 한번 움직이기 시작하면 그 때부턴 손이 안보였다.
깨끗이 정리가 끝난 후 비누로 손을 씻을 때야 손이 보였다.
그렇게 전광석화같은 손으로 때로 도마 테이블 밑에서
미정이이모의 치마속을 헤집고 나오면
그녀는 금새 눈이 풀어 진 채 고양이 소리를 내었다.
들리지 않게 내뱉았지만 다 들렸다.
뭐라 말할 수 없는 표정으로 나와 눈이 마주쳐서는
양볼에 일렁이는 경련을 견디고 있었다.
나는 그때 히고 가느다란 돌부처의 손에서 번득이는 물기를 발견하고
탄식하며 괴로워 했다.
그래서 조카라고 미정이가 이모의 포장마차에 처음 등장했을 때
나는 제정신을 잃고 만 것이 아닐까.
아참 그리고, 미정이이모네 포장마차의 이름은 '포샤마샤'엿다.
즈이 가구점은 간판도 없는데 잘도 지어논 이름이었다.
댓글목록
발달이 잘 된 제 촉이 전하길
이 글은 새벽 네시반에 읽으라고 하네요
더운데 수고하셨겠어요
칠성파 고모부랑 너무 대조적인 이모부네요ㅋ
소주 서너병 까고 발음 하면
포장마차가 '포샤마샤 '로 들리겠어요ㅋ
휴대폰으로 읽다가 스르르 폰을 살짝 접었네요
사춘기때 로맨스 소설을 읽을때처럼ㅋㅋ
다음에 또 봅시다요
단단편 잘 보고 갑니다
다음에 또 봅시다요
단단편 잘 보고 갑니다
휴대폰으로 읽다가 스르르 폰을 살짝 접었네요
사춘기때 로맨스 소설을 읽을때처럼ㅋㅋ
조흔 밤 되세요
좋아요 0고수님인줄 미쳐 몰라뵙...ㅎ
좋아요 0
발달이 잘 된 제 촉이 전하길
이 글은 새벽 네시반에 읽으라고 하네요
더운데 수고하셨겠어요
미정이가 고생이 많습니다.ㅋ
04시 30분이면
일찍 일어나시는거요 늦게 지무시는거요
아니면 오줌타임?
칠성파 고모부랑 너무 대조적인 이모부네요ㅋ
소주 서너병 까고 발음 하면
포장마차가 '포샤마샤 '로 들리겠어요ㅋ
미정이고모부가 지어준 이름 ㅋ
머꼬보꼬는 아직 무사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