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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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온앤온 댓글 12건 조회 985회 작성일 24-06-28 17:09본문
한낮의 뜨거운 태양을 피해 건물 그림자 속으로 이동하여 병원에 왔다
상의 탈의 후, 수술대 위에 엎드려 누웠다.
부분 마취 후, 의사가 말했다.
- 자 이제 메스를 댈 겁니다
날카로운 메스가 내 살을 갈랐겠지만, 감각이 없다
하지만, 의식은 어떤 사건으로 인해 날카롭게 작동한다
우리는 큰돌이 아니라 작은 돌에 걸려 넘어진다
마음도 그렇다
감지하기 어려운 미세한 균열이 결국 마음을 지배하게 된다
마음속 감정의 폭풍을 세분하여 구분짖고 정의하기 어렵다
이성과 논리로 통제하고 수습하기 어렵다.
두 가지 해결 방법이 있다
해결이란 흐트러진 마음을 정돈시키는 걸 말한다
최대한 감정을 객관적으로 냉정하게 분석하여 해결책을 찾는 방법과
다른 것으로의 몰입을 통해 그 혼돈의 감정을 잊고 밀어내는 방법 두 가지이다.
쉽지 않다.
시작은 작은 질투심이었다.
시선의 일방성마저 폭력의 범주에 포함시킨다면
질투심은 다분히 폭력적인 정서다
사람을 유치하게 만들며 그것을 감추기 위해 심사는 비틀어지고 말은 난폭해진다.
유치함에 찌질함이 더해진다.
그 제어할 수 없는 점입가경을 본인 스스로 알기에 수치감도 몰려온다
심리상태가 붕괴되고 있는 것이다.
그 붕괴를 상대방도 지긋이 쳐다본다
유치함과 찌질함과 폭력을 지긋이 본다는 것이다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모습에 냉정하게 시선을 거둔다.
관계가 파국을 맞게 된다.
일상을 공유했던 많은 추억들이
길가에 버려진 화분처럼 폐허가 돼버린다.
상대방에겐 새로운 시작이지만,
찌질한 자는 상처를 가지고 후유증에 시달릴 시간의 시작이 돼버린다
그 과정과 결과를 알기에 두렵다
의사가 20분 정도 시술 후, 내 등 피부밑에서 제거한 피지낭종을 보여준다.
엎드린 체 바라보았다.
3센티 정도 크기의 혐오스럽게 생긴 물질이다.
피지낭종처럼 내 못난 감정도 메스로 제거하고 싶었다.
한 시간 정도 병실에 누워있다 병원문을 나섰다.
여전히 사막처럼 뜨거운 도시가 나를 맞이한다.
도로를 가득 메운 차들은 본네트위로 차창위로 저마다 태양을 달고 달린다
녹음도 더위에 힘을 잃었다.
어디고 위로받을 곳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결국 익숙한 나로 돌아왔을 뿐이다.
외롭지만, 편하고 스스럼 없는 나의 세계로
온우주와 모든 관계는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감정의 파장은 상대방의 몫이여야 하고 난 보호되어야한다
그러기위해선 내 자존을 높이고 내자신을 더 사랑해야 할 것이다
기승을 부리던 태양도 고작 60일 남짓이면 힘을 잃을 것이다.
그때쯤 이면 가을바람처럼 성숙한 눈매를 갖게될 나를 그리며
태양을 피하지 않고 씩씩하게 걸어갔다.
댓글목록
온앤온님 글 올만에 보네요~~~^^
그니까 이야기 두개가 교차 편집된 글이네요
등에는 피지 낭종이~~~~
심리적으론.. 질투에서 시작된 갈등이 일으킨 파장과
후유증을 극복하는중인 온님 심정이~~~
저로선 이해가 될듯 말듯 묘사되어 있네요~~~
아무리 공유했던 추억이 애틋해도~~~
남은 남일뿐 내가 아니란 깨닳음이 씁쓸하긴 해도
온님 마음을 자유롭게 만들어줄것 같아요~~~
시술을 하셨네요
그만하길 다행입니다ㅎ
내 감정상태를 아는것만해도 큰 깨달음이죠
나이가 드니 좋은 사람들과 어울렁 더울렁
재밌게 사는게 최고인것 같아요
장마 더위 한두해 겪어본거 아니잖아요
올해도 우리 잘 이겨내 보아요ㅎ
감정의 소용돌이도 시간이 지나면
무감해 지드라고요
진부하지만 시간이 약이다는
참 맞는 말이고 말고요
더운날 덧나지 않게 조심하셔요^^
안녕 노을님
등에 볼록 솟은 혹이 있다는 걸 진작 알았는데,
통증도 없고 무엇보다 보이질 않아서 방치했었지요
근데, 신기하게도 내 등을 만지는 사람이 이외로 많더군요
등을 만지며, 틔어나온 걸 감지하고 뭐냐고 묻는 사람이
한 5명쯤 됬을 때 병원 가기를 결정했어요
마지막으로 만진 사람은 얼마 전 동창들이랑 가평을 놀러갔을 때
여사친이 우연히 등을 내리쓸며
- 어! 이게 모야? 브라자 호크야?
라고 물었을 때 였어요
참, 내 등을 만진 사람들은 전부 틔어나온 걸 본 후, 만진게 아니라
우연히 만지다가 혹을 발견한 거랍니다
전 인기많은 등을 가진 남자랍니다
나물 생채소 과일 더 많이 드시고
육류나 기름진 음식과 술을
확 줄이라는 몸이 주는 신호네요
건강 신호에 귀 기울이셔야되요 온님 ^^
저도 50대 때
등짝 어딘가 간단 메스로
짤라낸적이 있는데
지금은 깨끗하네요
저는 그게 가려워서 수술 했습니다
수술 하셔서 깨끗 할 겁니다
안녕하세요 청심님
저희 아들 둘도 전에 같은 시술을 받았어요
큰놈은 나처럼 등에
둘째놈은 귀 뒤에
이번엔 제가..
우린 피지낭종부자 인가봐여
나물 생채소 과일 더 많이 드시고
육류나 기름진 음식과 술을
확 줄이라는 몸이 주는 신호네요
건강 신호에 귀 기울이셔야되요 온님 ^^
안녕하세요 잉크님
시원하게 비가 내리고 있네요
얼마 전, 선배가 양평에 전원주택을 짓는데 가서
잔듸를 까는 걸 도와주고 왔어요
그 잔듸가 비를 맞을 걸 생각하니 기분이 좋아집니다.
안그래도, 오늘 장을 보면서 참외와 복숭아를 사왔지요
잉크님도 저도 올여름 건강하게 잘 보내기로 해요
신체적 변화?와 함께
마음의 변화도 겪으셨네요
온앤온님의 진솔한 글에서
살아있음과
살아가야 함을 읽었습니다
태양을 피하지 않고 씩씩하게
"마치 당신의 발로 지구에 키스하는 것처럼
걸어라"
오랫만에 뵙네요 밤양갱님
응어리 진 뭔가를 덜어내는 데 도움이 되지않을까 싶어
헝크러진 내 자의식을 나름 진솔하게 들어내려 했었는데,
그것을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태양을 피하지 않고 씩씩하게
" 마치 당신의 발로 지구에 키스하는 것처럼 걸어라"
그렇게 하겠습니다 밤양갱님
감정의 소용돌이도 시간이 지나면
무감해 지드라고요
진부하지만 시간이 약이다는
참 맞는 말이고 말고요
더운날 덧나지 않게 조심하셔요^^
맞아요 야한달님
시간 말고는 약이 없는거 같아요
그래서 말인데요
시간 좀 내주세요
같이 시원한 생맥주 한 잔 들이킬 시간 말이죠
시술을 하셨네요
그만하길 다행입니다ㅎ
내 감정상태를 아는것만해도 큰 깨달음이죠
나이가 드니 좋은 사람들과 어울렁 더울렁
재밌게 사는게 최고인것 같아요
장마 더위 한두해 겪어본거 아니잖아요
올해도 우리 잘 이겨내 보아요ㅎ
안녕 노을님
등에 볼록 솟은 혹이 있다는 걸 진작 알았는데,
통증도 없고 무엇보다 보이질 않아서 방치했었지요
근데, 신기하게도 내 등을 만지는 사람이 이외로 많더군요
등을 만지며, 틔어나온 걸 감지하고 뭐냐고 묻는 사람이
한 5명쯤 됬을 때 병원 가기를 결정했어요
마지막으로 만진 사람은 얼마 전 동창들이랑 가평을 놀러갔을 때
여사친이 우연히 등을 내리쓸며
- 어! 이게 모야? 브라자 호크야?
라고 물었을 때 였어요
참, 내 등을 만진 사람들은 전부 틔어나온 걸 본 후, 만진게 아니라
우연히 만지다가 혹을 발견한 거랍니다
전 인기많은 등을 가진 남자랍니다
온앤온님 글 올만에 보네요~~~^^
그니까 이야기 두개가 교차 편집된 글이네요
등에는 피지 낭종이~~~~
심리적으론.. 질투에서 시작된 갈등이 일으킨 파장과
후유증을 극복하는중인 온님 심정이~~~
저로선 이해가 될듯 말듯 묘사되어 있네요~~~
아무리 공유했던 추억이 애틋해도~~~
남은 남일뿐 내가 아니란 깨닳음이 씁쓸하긴 해도
온님 마음을 자유롭게 만들어줄것 같아요~~~
온앤온의 글보다 아이비님이 더 올만인거 같네요
나에게도 명료하지 않은 내 자의식의 묘사 이다보니
불친절한 글이 된 거 같아요
담에는 상황을 그림그리듯이 묘사한 글로 찾아뵐테니
그때도 꼭 와주세요 아이비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