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시장 풍경(챕터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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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야한달 댓글 4건 조회 795회 작성일 24-05-15 10:14본문
가락시장 한 귀퉁이
주인 없는 호박더미를 지키는
진주 귀걸이를 안 한 여자는
오늘 온몸이 찌뿌등했다
어제 절믄욘한테 한방 먹고
약올라 날밤 꼴딱 샜더니
삭신이 안 쑤신데가 없다
이따가 오후에 물치 받으러 가서
화푸리를 하던가 하자고 맘 먹으며
빨강 프라스틱 의자에 엉거주춤
앉아 있는데
멀어서 젊었는지 늙었는지
분간이 안되는 남자가 걸어오는게
보였다 키가 훤출하니 컸다
가까이 와야 자기 스탈인지 아닌지
알 수 있을 거 같아 눈을 한껏 찡그리며
시력을 모았다
남자는 쌔삥 등산복
웃두리 블루 아랫도리 민트를
입고(파타고니아 비싸)
저녁에 혼술 할 안주거리를 사러왔다
길을 잘못 든 차
멀쩡한 호박더미를 봤던 것이다
가오를 제일 앞장 가치로 여기는
남자의 자아가 쌔삥 파타고니아 입고
호박을 주울수 없어 망설이는 사이
짜끌짜글 호박 새우젓국 찌개로
안동소주 마시고 싶은 다른 자아가
치고나와 겨루기를 했다
망막에 투영된 지키는 여자의
이미지는 뇌로 연결 되지 않았다
오직 호박더미 만 보았다
그러나
시선은 지키는 여자에게
오해를 불러 일으켰다
한 남자의 두개의 자아와
한 여자의 하나의 오해는
삼중 충돌을 일으겼다
가까이 보니 중늙은이라
여자의 오해는 화딱지로 나왔다
남자가 호박을 주울까 말까
결정도 안했는데
버럭같은 고함소리가 들렸다
"쑤발 지 집구석 가서 지 마누라
츠다보지 왜 엄한 처자 츠다바
도끼로 눙까리를 확:;:;:;;%&"
각중에 봉변을 당한 남자는 황당했지만
파타고니아 품격 답게
맞대거리를 안하고 돌아 나갔다
쪼다 무식쟁이 대통령을
논박 할 수 있는 실력으로
야생의 무식함을 상대하지 않겠다는
이성이 작동한건
마침 낮술을 안한 맨정신이라 가능했다
돌아 나가는 남자의 입에서
작은 웅얼거림이 나왔다
"쓰 바 마누라 없다"
댓글목록
ㅋㅋㅋ
서로 현실과 이상이 너무 달라ㅋ
그래도 어떻게 서로 잘 좀 엮어주세요ㅋㅋ
싸우다 정 든다는디
이간질 시켜 쌈 시킬까?ㅋㅋ
ㅎㅎㅎㅎㅎㅎ 꿀잼
거문달니믄 증말 기발하단마리지..엄지척~♡
공평한 산이면 욕하러 나올텐데
암튼 각오는 하고있어ㅋㅋ
ㅎㅎㅎㅎㅎㅎ 꿀잼
거문달니믄 증말 기발하단마리지..엄지척~♡
공평한 산이면 욕하러 나올텐데
암튼 각오는 하고있어ㅋㅋ
ㅋㅋㅋ
서로 현실과 이상이 너무 달라ㅋ
그래도 어떻게 서로 잘 좀 엮어주세요ㅋㅋ
싸우다 정 든다는디
이간질 시켜 쌈 시킬까?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