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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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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판 댓글 21건 조회 2,517회 작성일 20-07-23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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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처럼 비 오는 날이였다.

둘 사이에 갈등이 최고조였다

이유는 생각 안 난다.


2층 술집에서 맥주를 앞에 두고 거친 말이 오갔다.

그녀는 나보다 훨씬 무섭지만,

그날은 나도 지지 않으려고 바락바락 소릴 질렀다.

서로를 빡치게 하려고 다양한 소재와 무서운 표정이 동원됐었다.

내 말빨이 상대방을 제대로 분노케 하면 만족이 되었다

금기사항을 건들어 상대방이 제어 못할  분노 게이지 상태면,

살짜기 꼬랑지를 내리며 조절해주는 섬세한 센스도 필요했다.


하지만, 괴로운 과정이었다.

어찌어찌하다 같이 택시를 타게 되었다.

두사람은 아무 말 없이 앞을 보기만 했다.


그때 갑자기

ㅡ 드각~드각~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차내부의 어떤 부품에 베아링이 빠진 체 구동되어 몬가 마모되는 소리 같았다.

아니었다.

그녀가 이빨을 가는 소리였다.


차창 밖으로는 비가 거세게 내리는 밤

이빨을 갈기 위해서 만들어지는  얼굴 표정은 얼마나 그로테스크 한가 말이다.

쳐다보진 않았지만, 섬뜩했다.


술집에서 내가 한말을 복기하기 시작했다.

이 말은 좀 심했나..그 말은 괸히 한거 가트네..

심약한 후회가 밀려왔다.

그녀의 이빨도 걱정됐지만,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차에서 내리고, 겨우 이빨에 해방될 수 있었다.

그녀의 집 앞에서 우산을 건네주고 돌아서려 했다.

그녀가 우산을 던져 버렸다.

뒤집어진 우산은 깨진 유리잔처럼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의 상징처럼 보였다.

그녀는 비를 맞으며 가벼렸다.

나도 바로 떠났지만, 멀지 않은 곳에서 담배를 피워 물었다.

다시 그곳으로 갔더니, 우산은 없었다.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그녀는 내 옆에 없다.


사람을 사랑하는 방법중 하나는,

그녀의 어린 시절을 상상해 보는 것이다.

내가 본적은 없지만, 그사람의 순수하고, 귀엽고, 착했던 소녀시절을 그려보는 것이다.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면, 그녀를 미워할수 없고 더 사랑하는 마음이 생길것이다


오늘 밤 처음 술잔은 그녀의 아름다웠을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며,

그녀의 행복을 위해 건배를 들어야겠다.


추천6

댓글목록

best 손톱달 작성일

생각보다는 좋았던 때 찍은 사진 보는게
더 효과적임다
그녀 또한 이판님 행복을 위해
건배를 들고 있을지도요

좋아요 1
진이작은아부지 작성일

궁리 하지 말고
그저 열심히 일만 하소.
 말은 말대로 가고 죄는 죄대로 가리니
미간에 힘 빡 줌...
사랑해요 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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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판 작성일

사랑해요 이판은 빼주시면 않될까요 작은아부지?

좋아요 0
호랑사또 작성일

비와 어울리는 그리고 나라면
어땟을까 상상하게 하는 멋진 글 잘봤슴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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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판 작성일

남녀는 상상할수 없는 소재와 내용으로
쌈질을 하죠
지나고 나면 피식 웃음이 날 그런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에는 눈알에 핏발이 서서 쌈질을 했는데..
참 미스테리한 관계입니다
멋진 글이라 해주심은 최고의 칭찬입니다 호랑사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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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컷다패닝 작성일

나두  누가  시방 매봉으로 와인마시러오라는거
나는 ㅋ  폭우와서 안나감 
근디  비내리는거...빗소리 들으니
불현듯  뛰나가고 싶네요

근디 ㅋ 계획에 없는 행동은 안하려고 노력중

오늘 추억을 맹그러놔야되나 한시간 고민함  ㅋㅋ

좋아요 0
이판 작성일

패닝여솨
장화신고 나오시요
양재천 자유형으로 수영해 건너와서
이빨 가는 소리 내주면 맛있는거 사드릴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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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컷다패닝 작성일

아놔  ㅋㅋ  가고싶다 ㅋ
가서 통춤이라도?  보탤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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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쎈언니 작성일

아무리 생각을 끄집어 내봐도
비오는날의 추억은 내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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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판 작성일

그럼 추억을 만드셔야겐네
매봉역으로 오시오
호날두도 있고
리차드 빠꾸기어도 있고
김정은수령동지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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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늬만쎈언니 작성일

매봉이 어느지역에 있는 봉 인지요
묘봉은 아는데
매봉 모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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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판 작성일

매봉을 모르신다..
그럼 우리가 갈께여
얼루 가믄 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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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개 작성일

지금 이 비는 '기억의 조작'에 관여할 뿐이고...
이제는 이별마저도 달콤한  나이가 되신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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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판 작성일

지나간 연애스토리는
전부 아름답죠
그렇게 포장을 해야만, 그시간이 의미가 있어지기도 하구요

좋아요 0
타불라라사 작성일

참고로 이빨을 갈고 소주병 이빨로 따려다 눈물에 콧물까지 참고 게겼습니다.

ᆢ해맑게 웃어준 세일러복의 고딩 연인이 생각납니다^ 이젠 아줌마가 되어서 약간 매력이 없어지긴 했지만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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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판 작성일

요즘 서울 밤거리엔 횟집이 사라졌습니다
남자끼리 일식집 가기도 글코
이자까야 가기도 글코
이자까야와 포차가 믹스된 술집에서
연어와 오뎡을 먹을까 합니다
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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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달 작성일

생각보다는 좋았던 때 찍은 사진 보는게
더 효과적임다
그녀 또한 이판님 행복을 위해
건배를 들고 있을지도요

좋아요 1
이판 작성일

딴늠이랑 술잔 기울이고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분한 마음이 드는군요 달달손톱달님

좋아요 0
손톱달 작성일

그넘이랑 또 이빨 갈구 있을지도요ㅋㅋ

좋아요 0
무늬만쎈언니 작성일

ㅋㅋ 이빨 망가져서 틀니를 했을지도

좋아요 0
손톱달 작성일

그정도면 남자 끈어야 되는뎅ㅋㅋ

좋아요 0
이판 작성일

대가리두 작은데
몬노무 이빨 가는 소리가 글케 큰지..
지금 이빨 갈아봤는데
섬뜩ㅈ해서 도저히 안되네요

좋아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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