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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핫백수 댓글 11건 조회 2,666회 작성일 19-09-12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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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무니는 가끔

마루에 걸터 앉아 전을 부쳤어.

비 오기전 꾸물한 날씨에는 어김없이

고소한 기름진 냄새가 대문밖까지 흘러 나왔지.

후지카 석유곤로의 석유냄새와

묘하게 어우러진 기름진 냄새....


어무니 옆에 앉아서

낼름 낼름 받아 먹던 아부지는

우리에게 그렇게 다정하지 않았어.

항상 미소짓던 어무니는

늘 아부지에게 잔소리를 했었지.

애들한데 잘하라고,


우리한테도 말씀 하셨지.

"애들아 항상 행복하거라.~!"


좋은 말이지

행복할 수 있다면 행복해야지...

하지만,

늘 행복하라던 어무니 때문에

우리는 행복하지 않았어.


일주일에 서너번씩

병원에 실려가는 어무니는

그래도 미소는 잊지 않았어.

그 미소는 아름다웠지만,

서늘한 비수로 가슴을 찌르는 통증이기도 했지.


내 어무니, 석유곤로,

일주일에 서너번씩 병원을 찾던 행복하길 바랬던 어무니,

"애들아 웃어봐~! 왜 웃지를 않니?"

말하곤 하던 어머니,

어떻게 웃는 것인지를 보여 주려는 듯

희미하게 미소짓던...

그것이 내가 본 가장 슬픈 미소야.

 

어느날 어무니는

바작이 달린 지게에 얹혀서 집으로 왔어.

우릴 보고도 아무말 없이 또 미소만 지었지.


유언처럼 우리에게 "행복하거라" 하셨던

어무니의 말씀대로

우리는 그렇게 행복하지 못했어.

어무니의 슬픈 미소 때문이었지.




 


추천11

댓글목록

best 너먼저 작성일

멋진 어무이네~
난 행복하그라~ 그 따뜻한 말한마디 들어 본 기억이 없네~ 내 기억 속 아부지 어무이는 션차는 날 보며 웃어준 기억이 엄네~~
그리하야 난 되네이지 행복하자~~
행복하그라~~

좋아요 2
best 익명의 눈팅이14 작성일

뭐니 정말... ㅎ
낼름낼름 받아 드시다니...
나는 어머니보다
아버지의 사랑이 더 크고 뭉클하던데...
지금도 어머니는 운전조심해라,
운동 많이 해라, 많이 먹어라, 잔소리만 하시니... ㅎ
저 산에 누워계신 아버지가 그리운 시간.
명절 잘 보내시라, 리장 님.

좋아요 2
best 체리 작성일

옆집 동하는
나 보다 한 학년 윈데,
예쁜 동하의 엄마가 재혼하셔서 낳은
동하네집 나이많은 오빠들의 이복 남동생이었죠
늘 조용하고
미소가 하얗다고 느꼈던  동하엄마는
동하 2학년 때 돌아가셨어요

동하는 눈만 껌벅이는데
어린 동하가 불쌍해서
엄마잃은 동하보다 더 어린 내가
더 많이 엉엉울었던 기억이나요

해피추석보내세요..하이댱님 ~ !!

좋아요 2
best 핫백수 작성일

지금 생각하믄 멋진 엄마지만..
글쎄?
건강한 엄마가 최고 같네.

좋아요 1
best 너먼저 작성일

건강은 자기가 선택할 수 없자너~
엄마의 염원으로 지금 행복한겨~

좋아요 1
청심 작성일

가슴이 먹먹해 오네요
어머니라는 단어만으로도 숙연해지는데
핫백수님의 모친께서는 자식에대한
남다른 사랑이 있으셨겠다는 생각이
당신이 건강하셨다면
그 사랑을 웃음을 얼마나 많이 주셨을까 라는 생각이 ~

좋아요 1
파스 작성일

어머님 영혼이 참 고우셨네요
어린백수는 무척 영민하고 ...

주제넘지만 핫백님 외탁하신듯 ㅎㅎ
행복하지않았다 하시지만
늘 웃어왔던 인상의 미남이시던데요 ! ^^

좋아요 0
핫백수 작성일

반반이지 싶은디여.. ㅎ
제대로 웃기 시작한것은
고등학교 다낼때 부터였던 듯.  ㅋㅋ

좋아요 0
체리 작성일

옆집 동하는
나 보다 한 학년 윈데,
예쁜 동하의 엄마가 재혼하셔서 낳은
동하네집 나이많은 오빠들의 이복 남동생이었죠
늘 조용하고
미소가 하얗다고 느꼈던  동하엄마는
동하 2학년 때 돌아가셨어요

동하는 눈만 껌벅이는데
어린 동하가 불쌍해서
엄마잃은 동하보다 더 어린 내가
더 많이 엉엉울었던 기억이나요

해피추석보내세요..하이댱님 ~ !!

좋아요 2
핫백수 작성일

동하가...
아직도 눈에 밟히는가 보네..ㅎ
착한 체리..ㅋ

좋아요 0
익명의 눈팅이14 작성일

뭐니 정말... ㅎ
낼름낼름 받아 드시다니...
나는 어머니보다
아버지의 사랑이 더 크고 뭉클하던데...
지금도 어머니는 운전조심해라,
운동 많이 해라, 많이 먹어라, 잔소리만 하시니... ㅎ
저 산에 누워계신 아버지가 그리운 시간.
명절 잘 보내시라, 리장 님.

좋아요 2
핫백수 작성일

자식 사랑하지 않는 부모가 어디았겠어요.
표현이 서툴고 방법이 다른거 뿐이죠.ㅎ

좋아요 0
너먼저 작성일

멋진 어무이네~
난 행복하그라~ 그 따뜻한 말한마디 들어 본 기억이 없네~ 내 기억 속 아부지 어무이는 션차는 날 보며 웃어준 기억이 엄네~~
그리하야 난 되네이지 행복하자~~
행복하그라~~

좋아요 2
핫백수 작성일

지금 생각하믄 멋진 엄마지만..
글쎄?
건강한 엄마가 최고 같네.

좋아요 1
너먼저 작성일

건강은 자기가 선택할 수 없자너~
엄마의 염원으로 지금 행복한겨~

좋아요 1
핫백수 작성일

그러췌 ~!!

좋아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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