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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랑발랑 까진 열 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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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핫핑크 댓글 11건 조회 2,348회 작성일 19-08-1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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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소란스러운 틈을 타 옛날에 썼던 글 재탕합니다.

19금 없는 19금 되겠심다^^;;

긴 글 싫어하시는 님들은 뒤로 가기 누르시길요~



새벽종이 울렸네~ 새아침이 밝았네~♪

너도 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꾸세~


고작 일고여덟살 짜리 가시나에게 뭔 짜증낼 일이 있었을까 만은 
그때나 지금이나 아침 잠이 만푸장으로 늘어졌던 내게 이른 아침마다 청소차에서

들려오는 저 노랫소리는  1년 365일을 들어도 1년 365일마다 짜증이 치솟았다.
오만상을 찌푸리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야 했다.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국책이라는 이름으로 시행되던 저질러지던 시대였다.


(이런 얘기를 애한테 들려주면 엄마 개화기때 사람 같다고,

 검정고무신에 책보따리 매고 학교 다니지 않았냐고 막 놀리는데

 운동화에 책가방 매고 다녔슴돠~ ㅎㅎ) 


너도 나도 일어나 새마을을 가꿔야 했던 시절이었고
너도 나도 세들어 살던 때였다.


가옥구조로 말할 거 같으면 독채엔 주인이 살았고 

나머지는 방으로 칸칸이 나뉘어져 있었는데

어떤 방은 부엌이 딸려있는가 하면
어떤 방은 방문을 열면 한 데나 다름없는 공간을 부엌으로 써야했다.

듯한 독채가 아닌 다닥다닥 붙은 단칸 셋방살이가 주를 이루던 시절이었는데

마당 한 가운데에 공동수도가 놓여있고 구석진 변소도 공동으로 써야했다.

뜨거운 여름날의 푸세식 변소를 경험한 적이 있는가?

없으면 말을 마시라~
변소 간에 들어서는 순간, 훅!! 끼쳐오는 열기와 콧구녕을 쿡!! 찌르는 냄새로

일순간 현기증이 이는 것은 기본이요, 꼬물거리는 구더기는 덤이다. (으..)

 

그뿐이면 다행이게.

제때에 변소를 푸지 않아 변들이 태산을 이루는 장면과 그로 인한 참상에 관해서는

고마 아닥할란다.(, 식전이거나 식후라면 죄송합니더-_-)


점포에 딸린 단칸방에서 우리 네 식구가 살았는데 좁아터지나 마나 부엌이 있었다.

방으로 들어가려면 점포를 통하거나 부엌을 통해야 했는데 

부엌으로 가는 동선에 미숙이네 방이 있었다. 수돗가와 변소 간을 오갈 때마다

(부엌이 없었던) 미숙이네 방을 지나쳐야했다.


아무리 들어도 새마을 노래에 적응이 안되는 것처럼 그때의 변소가 그랬다.

태산을 이루면 태산이라서 볼일 보기 힘들었고

퍼내면 퍼내는 대로 밑을 내려다보면 괴물이 아가.리를 떡 벌린 것처럼 공포스러웠다.


그래서 되도록이면 변소 가는 횟수를 줄이려고 참을 수 있을 만큼 변을 참았다.

오줌은 아무도 없을 때를 노려 수돗가에서 해결했는데 

그 역시 오줌보가 터질 때까지 참다가 급하게 수돗가를 찾곤 했다.


집 변소가 그 지경이면 학교 변소라도 좀 나으면 좋으련만

외려 학교 변소에는 근처도 가지 않았다. 

묵은 변들과 정신이 아득해지는 악취와 구더기와 희한 얄딱구리한 낙서와

파란종이와 빨간종이 등...학교 변소에는 참으로 많은 것들이 상존하고 있었다.
그 중에 압권은 변소 간에 빠져죽은 아이에 관한 괴담이었는데

학교 변소치고 괴담없는 변소는 아무 데도 없었다.


그렇듯 수세식 변기가 생겨나기 전까지 늘상 똥오줌에 시달려 살았는데
내 유년의 기억은 온통 똥오줌으로 채워졌다고 할 만큼

푸세식 변소는 어린 내게 크나큰 고통이요, 무지막지한 스트레스였다.


창자주름 사이사이로 케케묵힌 변들은 꼭 밤만 되면 요동을 쳤다.

또 참다가 도저히 안되겠다 싶을 때면 잠든 엄마를 깨웠다.

차라리 이불 위에 싸지르고 엄마에게 맞아 뒈지는 게 낫지

한밤중에 혼자서 변소를 갈 수는 없었다.


그렇게 사나흘에 한번씩 한밤중에 변소를 가곤 했는데

미숙이네 방을 지나칠 때면 미숙이 엄마의 앓는 소리가 들려왔다.

끊어질 듯....말 듯.... 흐느끼듯... 우는 듯..

 

처음엔 장사로 고된 하루를 보낸 탓에 잠꼬대를 한다고 여겼다.

그런데 변소 간을 찾을 때마다 그 방에서 새오나오는 신음소리는 

몸살났을 때 앓는 소리와는 뭔지는 몰라도

미묘하게 좀 다른 데가 있었다.

- 계속.



추천8

댓글목록

best 어복과여복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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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복과여복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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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핑크 작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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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기능도 있나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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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복과여복 작성일

너튜브 진출 의향 있으시다면~~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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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작성일

ㅋ으음....결정적 장면에서 꼭.....................광고질을...투비컨티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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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톱달 작성일

이런글은 다음편 길게 끌면
왕짜증나서 핫핑님까지 미워지는거 아시져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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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작성일

이소리는 아님미다아............아아,바로 그 소리임미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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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백수 작성일

아아...나가바야 되는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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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작성일

ㅋ늦습니다아..............약속은 지키셔야죠,서둘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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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핑크 작성일

나중에 읽으시면 되죠.
글이 어데 가나요.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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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백수 작성일

이 글때문에 일찍 들어왔다면 믿겄쏘??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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