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탈출 넘버원 - 복사실의 핫방구(f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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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핫핑크 댓글 19건 조회 3,033회 작성일 19-07-15 19:30본문
드뎌 대리님을 쫓아내는데 성공~!
하지만 대리님의 동선을 확인할 필요는 있겠죠.
잠깐 눈 붙이러 휴게실로 가는 게 분명했어요.
이제 아무 것도 거릴낄 게 없었어요. 힘을 줄 필요도 없었어요.
그저 한껏 오므렸던 괄약근을 놔버리는 것만으로도....
부아아앙=33=3333 (음성지원이 절실합니다)
흡사 마후라를 개조한 오도바이 폭주족의 지구촌 축제가 열린 거 같았어요.
인간은 제 몸에서 무언가 빠져나갈 때 쾌감을 느끼도록 설계된 존재.
묵은 것일수록 쾌감은 비례하는 것~! 사운드는 명쾌, 속은 상쾌, 기분은 경쾌~
스멜은? 음........ 국방부 화생방 훈련가스로 납품하기에 최적화된...-_-
복사실 문을 열어 얼른 환기를 시켜야 할 터에 콧구녕만 벌렁거리고 있었어요.
내가 분 나발이라 그런지 구수했어요.-_-;;;;(민망하군요)
거 뭐죠? 대류열? 복사열? 전도열? 뭔지는 몰겠고 복사실 열기와 더해진 냄새는
정말이지 (어메이~)징 했어요. 과연 그 엄마의 딸, 아니 청출어람이었죠.
완전한 방출. 한결 몸이 깨분했어요.
천천히 빠지는 스멜을 흠향하면서 복사를 마무리하면 되는 것이어요.
오 마이 갓!
휴게실에서 눈을 붙이고 있어야 할 대리님이 복사실 쪽으로 성큼성큼..
"조때따"
순정 넘치는 스무살이었다고요!!! 대리님을 지독히 짝사랑하는 중이었다고요!!!
똥색 스미골에서 조지고, 식탐 스미골에 두 번 조졌는데 ,이제 시궁창을 품은 스미골에서
다 조질 판이었다고요!!! 어흥헝헝... 진짜로 울고 싶었어요.
그러나 한가하게 울음 터뜨릴 때가 아녔어요. 어떻게든 수습해야 했어요.
순발력짱, 재치의 끝판왕이라 불리던 핫빵이었어요.
허나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았어요. 성큼성큼 대리님의 속도에 맞춰 심장박동만
고장난 알피엠처럼 제멋대로 콩쾅거렸어요.
헐~ 이, 이제 두, 두 걸음 남았어요.
곧 복사실 문이 열릴 것이요, 스미골은 조때리라~
묘수는 없었지만 대리님을 절대 복사실에 들여서는 안된다는 건 분명했어요.
복사실을 냉큼 나와버렸죠. 동시에 잠금버튼을 눌러 문을 잠궈버렸어요.
궁즉통이라 했던가요.
절체절명의 순간에는 머리보다 행동이 먼저 해결책을 찾더군요.
그리고 복사실 문을 열려는 대리님 앞을 막아섰어요.
물론 복사실을 나오기 직전, 궁디 언저리의 뭉근한 잔여스멜을
손으로 살랑살랑 흐트리는 것도 잊지 않았고요.
그래도 혹시나 몰라 궁디를 뒤로 살짝 빼서 엉거주춤 막아섰어요.
그리고 말했죠.
"대리님, 과장님이 급하게 찾으시던데 휴게실로 가보세요"
"휴게실에서 오는 길인데 과장님 없었는데요?"
"그, 그럼 회의실로 가셨나보네요. 되게 급한 일 같던데 퍼뜩 가보세요, 퍼뜩"
"알았어요"
"저도 화장실 다녀오려구요" 라면서 대리님 보다 조금 뒤에서 걸었어요.
다행히 위기는 벗어난 거 같았어요.
안도의 숨을 내쉬며 사무실 문쪽으로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이 대리님이 몸을 홱 돌리는 거예요.(씨앙~!)
"아 맞다, 그 서류 찾으시는가보다. 복사실에 있는데 그거 가져가야겠다.
그러지 말고 여직원 휴게실에서 좀 쉬다 오세요. 마무리는 내가 할테니"
..라면서 복사실을 향해 다시 성큼성큼. (세상에서 젤 싫은 의태어예요)
띠바르흐~~
그런 친절 필요없다고요!! 상달하시면 기꺼이 복명하겠다고요!!!
다시 대리님을 따라 걸으며 또 쉴새없이 머리를 굴렸죠.
다행히 운명은 내 편이었어요.
복사실 문은 잠겨 있었고 숙직하는 사원이 (복사실 열쇠포함)열쇠꾸러미를 들고
순찰 중이라는 사실~! 것두 좀 전에 나간 터라 순찰이 끝나려면 한참 걸린다는 것~!
운명이 스미골을 굽어살피신다고 밖에 볼 수 없는 거예요.
하나님, 부처님, 공자님, 소크라 오빠님, 쌩유 고자이마스~!
"옴마야, 전부 대외비라 복사실 나오면서 문을 잠궜는데 어떡해요?
좀 전에 숙직사원이 열쇠꾸러미 들고 순찰나갔는데 멀리 안갔을 거예요.
책상에 앉아계세요. 제가 얼른 받아올게요"
후텁지근한 복사실 열기로 썩은내가 얼마나 빠졌을지 모르지만 무슨 걱정이예요.
난 열쇠를 찾아 삼만리나 헤맬 거거든요. 그동안 냄새는 충분히 빠질 거고요.
헤헤. 난 왜 이렇게 JQ(잔머리지수)가 뛰어난지 몰겠어요.
띠바...
대리님의 JQ가 저보다 한 발 앞서있었어요. 책상 서랍에서 클립을 꺼내
곧게 펴면서 말했어요.
"몰랐죠? 복사실 잠금은 형식적인 거. 이걸로 쑤시면 열어져요"
그거슨 진리~!
두드려서 열리는 게 있고 쑤셔서 열리게 하는 것도 있어요.
아아... 내 님은 쓸데없이 잔대가리가 좋고 ㅈi랄~
인생이란 온갖 예측불허와 곳곳에 위험이 도사린 복마전이라는 걸
생생하게 깨우치는 순간이었어요.
재치의 끝판왕이라 불리는 핫핑이 저 보잘것 없는 클립 따위에게
완패 당할 줄 짐작이나 했겠냐구요.
꼿꼿하게 펴친 꼬챙이를 들고 의기양양하게 복사실로 향하는 대리님.
온 몸에서 힘이 쭈욱~~ 빠지더군요.
이제 더는 묘수 찾지 않으리라, 잔머리 굴리지 않으리라.
대리님을 썩은 시궁창 냄새에 압살시키지 않으려 그토록 용을 썼건만
몰골은 스미골이나 마음은 스무살의 티티엘이고 싶어서 그토록 애를 썼건만...
예서 뭘 더 하랴~
진작에 속은 비워졌고 이제 마음을 비우기로 했죠.
아아...아무리 그래도 차마 복사실로 들여보낼 수는 없었어요.
힘없이 대리님 옷자락을 끌었어요. 그리고 잠깐 상상했어요.
핫핑: 열지 마세요. 제발요.
대리: 왜요?
핫핑: 방구 꼈어요.
대리: 안 열게요.
차라리 이 그림이 나았어요. 진작에 이럴 걸 뭐더러 그 용천ㅈi랄을 틀었는지...
결국 이리 될 걸...ㅠ.ㅠ
잡아끄는 손길에 대리님이 뒤를 돌아봤어요. 그때였어요.
열지 마세요, 라고 입을 떼려는 순간!!!
자쪽에서 과장님이 나타나 대리님께 다급한 손짓을 했어요.
"O대리~ 빨리빨리, 어서~!"
꼬챙이 따위 던져버리고 대리님은 과장님 쪽으로 몸을 날렸어요.
살았어요.
아니, 그 자리에 무너지듯 주저앉았어요.
지금이야 한가하게 글을 쓰지만 그땐 정말이지 머리끝이 쭈뼛, 심장이 쿵쾅쿵쾅.
하늘이 무너지는 거 같았어요. 여드름꽃이 만발한 스무살이었지만
대리님을 향한 연정으로 마음은 더할 수 없는 꽃밭이었던 시절.
그 꽃밭에 똥내 진동하는 거름 따윈 필요없었어요 ㅎㅎ
대리님이 기어코 복사실을 들어가야 재밌는 시트콤이 만들어지겠지만
없었던 일을 꾸며낼 수는 없으니까요^^
이토록 기나긴 글, 진정한 위너는 바로 당신~! ㅎㅎㅎㅎ
볼품 없는 글,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 (__)
댓글목록
ㅋㅋㅋ 이제는 가끔~의도치 않게 방귀가 샐때가 있더라구요~
것도 뒤에 모르는 사람이 있는곳에서..ㅠ
캬~!!재밌다는 말로만 표현할 수 밖에 읎는 내가 싫다.ㅋㅋ
왤케 뿌듯하지? ㅋㅋ
뿌듯? 왜요? ㅎㅎㅎㅎ
댓글 감사합니다.
상황을 진짜 재미나게 표현하시는 능력
따로 사교육 받으신건 아닐테고..
글재간이 참 부러워요
능력 발휘 차원에서..갖고만있음 썩음 ㅋ
자주 재미 주시길 ^^
과분한 칭찬에 콧구멍이 벌렁벌렁~~ ㅋㅋㅋ
힘나는 댓글, 감사합니다
이런.. 그래서 핫방구 ? ㅋㅋ
볼품없다니요
감동과 재미가 이보다 더 할수가 ~~
핫핑작 추억고백
베스트 ~~
글 읽기 전에
창문 열었어요 ㅋ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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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재치 있으시네요^^b
ㅋㅋㅋ
음성지원되네요 ㅋㅋ
남다른 청력을 지니신 듯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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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깔 스럽게 쓰네요
핫방구님
허숙히님 올만요, 잘 지내시나요?
사진은 틈틈이 찍으시는지요?
틈틈히 찍고 있는데
그림이 될만하게 그닥 없네요
와락 하면 히롱죄가?
격 하게 반깁니다
전편보다 후편이 더 재밋네요ㅎ
근데 대리님이랑 데이또는 하셨고요?
후편이 임팩트가 좀 떨어진다고 생각했는데
재밌게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대리님이랑 데이트하기까지에는 아주 오랜 시간이 걸렸어요.
제 이십대를 온통 사로잡았던 대리님이었어요 ㅎㅎ
담엔 데이또 비화 삼탄으로 부탁 드림다ㅎ
좋아요 0글을 정말 잘 쓰시네요. 최곱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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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에 대한 칭찬은 언제 들어도 새롭고 좋네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