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탈출 넘버원- 복사실의 핫방구 > 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자유게시판

위기탈출 넘버원- 복사실의 핫방구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핫핑크 댓글 10건 조회 3,337회 작성일 19-07-15 16:26

본문


누구에게나 위기는 닥치는 법~!

제 인생에도 세 번의 아찔한 위기가 있었어요.

그 첫번째 에피소드입니다.


식전이거나 방금 식사하신 분들은 뒤로 가기 눌러주세요~!

긴 글 싫어하시는 님들도요.




! !


맥주 병뚜껑 날라가는 소리가 아니예요.

중학교 때 엄마를 거들어 밥상을 차리던 중 어디서 들려온 소리였어요.


두리번거리지 마세요.

저예요-_-

 

엄마에게서 불호령이 떨어졌어요.

"어데 여슥아가(여자애가) 밥상머리 앞에서 방구를 뀌고 있노?"


차마 대꾸는 못하고 표정으로 대들었어요. 

'어쩌라고요'


제 속말을 들으신 울 엄마, 단호박이 되시네요.

"조심을 안해서 글타"


오마니~ 방구를 틀어막는 방도는 세상 어디에도 없사옵,,,,,니구나.

틀어막는 게 가능하다는 걸 당신께옵서 몸소 보여주셨어요. 

지금까지도 엄마의 방귀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거든요.

방귀에 관해서라면 울 엄만 개화기적 여인이예요. 님들 어머니도??


곧 밥상머리 훈계가 이어졌어요.

자는 아무 데서나 방구 뀌면 안된다, 방구쯤은 참을 수 있다 이르셨어요.

(괄약근을 오므리라는 거겠죠) 기침, 재채기, 하품, 트림, 딸국질도 가려서 하라고 하셨지만 

방귀만큼 단호하지 않았어요.

대체 왜 그렇게 방귀에 엄격한 거죠?

어느 쪽이 문제인가요? 사운드? 스멜? 둘 다?


사실...스멜이라면 엄마도 떳떳할 수 없었어요. 저랑 둘이 있을 때면 냄새를 피우셨죠. 

물론 음소거 된 상태로요. 사운드 없는 스멜은 정말이지 (어메이~)했어요.

사운드는 한 순간이지만 스멜은 안개같이 퍼져 뭉근하게 지속되잖아요.

(소리와 냄새를 동시에 해결하는 사람들은 대체 어쩌자는 건지 묻고 싶네요)


그때 따졌어야 했어요. 울리지 않으면 방귀가 아닌가요?

지금 어머니께서 피우시는 건 뭔가요. 소리없는 아우성인가요?

사실 음소거도 완벽하지 않았어요. 푸쉬시... 바람 새는 소리를 몇 번 들었거든요.

그때 알았죠. 엄마 속이 썩어문드러지고 있음을... -_-;


그니까 제 부모님은 방귀에서도 담당이 달랐어요. 엄마는 스멜, 아버지는 사운드.

한쪽 엉덩이를 슬쩍 들어올려 굳이 티를 내시는 아버지나

(주먹으로 우덜한테 몰아준 적은 없으셔요)

사운드가 울리지 않는 대신 스멜이 상당히 구린 엄마나 맡은 분야는 달랐지만

두 분이 참 입체적이셨어요.

그러나 꼭히 승패를 가린다면 마더 윈~! 

시궁창 스멜로 아버지의 입체 서라운드를 압살하셨더랬죠. 

(엄마가 보여주셨다시피) 소리 없는 게 강한 거 맞구요,

(아버지가 증명하셨다시피) 빈 수레가 요란한 것도 맞아요.



스무살, 취직을 했어요.


OJT기간이었죠. OJT담당은 대리님.

안경알 너머 마알간 눈동자, 뽀얀 우유빛 얼굴이 범생이의 전형이었어요.

어느 날부터 대리님 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어요. 가슴앓이가 시작된 거죠.


부서에 프로젝트가 떨어졌어요.

대리님이 기획, 실무를 맡았고 꼬박 두 달을 매달렸어요.

잠잘 때 말고는 대리님과 함께였죠. 행복했어요.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토요일 저녁이었어요.

월요일 PT 준비로 야근을 했어요. 사무실은 적막했고 에어컨이 꺼진 터라 더웠어요. 

복사실은 훨씬 더했어요. 4대의 복사기가 쉼없이 뿜어내는 열기로 한증막 같았어요.


거울에 비친 제 몰골은 처참했어요. 떡진 머리카락, 기름인지 땀인지 번들거리는 얼굴,

마지막으로 변을 본 게 언제적인지 가물가물...당근 낯빛은 또옹색~

스무살의 티티엘 소녀가 있었던가요? 전 스무살의 스미골이었어요.


정녕코 대리님께 보이고 싶지 않은 몰골이었지만  I Don't Care~!

스미골은 착하잖아요. 못된 골룸에 비하면 훨 나아요.

흑...ㅠ.ㅠ 그땐 몰랐어요. 남자에게는 '스미골'이란 절대 착할 수가 없다는 걸.


그런데 아까부터 아랫배가...부글부글...꿀렁꿀렁...점점 팽창되고 있었어요.

과식한 탓이예요. 계란물 입힌 소세지에 혹해서가 아니예요.

두달 간 이어진 강행군의 끝이 보여서인지 살짜쿵 들뜬 대리님이 저녁을 쏘시겠데요.

구내식당 짬밥으로요. 


아무리 사모의 정이 뜨겁다 한들 되도 않는 개드립에 웃음이 날까요?

실없이 웃는 대신 식판을 말끔히 비웠죠. 깨작거리지 않고 잘 먹는 여자가 복스러우니까요.

역시 몰랐어요. 남자들은 복스러운 '스미골'따위 원치 않는다는 것을요.


수면부족, 불규칙한 식사, 누적된 피로에, 변비에 과식까지 보태져 까스가 발생했던가봐요.

아랫배가 질소 풍선마냥 빵빵했어요. 바닥에 떨어진 자료를 주우려고 허리를 굽히는 순간,

궁디에서 오도바이 시동 거는 소리가 날 것만 같았어요.


끄응.. 항문 괄약근을 최대한 오므려 간신히 위기를 넘겼어요. 몸이 식은 땀으로 흥건했어요

똥색 낯빛에 땀으로 젖은 스미골이 애처러웠던지 대리님이 휴게실에서 잠깐 쉬라고 하셨어요.

저도 그러고 싶었어요. 하지만 즈려밟는 걸음마다 오도바이 마후라가 따라붙을 것만 같았어요.

다시 한번 괄약근을 끌어모았어요. 미치겠어요. 용을 쓸 수록 팽창할 뿐이예요.

아깐 궁디만 틀면 폭발 할 거 같더니 이젠 고개만 까딱해도...


무슨 수를 써야만 했어요. 대리님께 말했죠. 쉬는 만큼 늦어질 뿐이다.

거다가 자료 정리를 둘이서 하니까 더 늦어지는 거 같다. 혼자 하는 게 효율적이라고요.

대리님이 복사실에서 나가달라는 말이겠죠?


하.... 눈치 없는 건 인간도 아니예요.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말하면서 꼼짝도 않는 거예요.

이....십..세끼...버전이라고 했어요.(기가 아닌 끼로 된발음이 난 건 괄약근을 틀어쥔 탓이예요. 욕 아니예요)

21세기에는 백짓장 정도는 혼자 거뜬히 들어야 한다고 대꾸했죠.


대리: 혼자 할 수 있겠어요?  (( 나가라고 ))

핫핑: 끄덕끄덕  (( 쫌!!! ))

대리: 같이 하면 좋을텐데 (( 확 패뿔라~ )) 


임계점에 달한 고압까스 앞에서는 짝사랑이고 나발이고 무력해지더군요.

그 착한 스미골이 사악한 골룸이 될 거 같더라니까요.

그니까 기침, 재채기, 하품 기타 등등 몸에서 무언가 사정없이 빠져나가려고 할 때는

얼른 그 자리에서 벗어나줘야 해요. (재채기 직전에 김 빠져서 못해봐요. 썽 나잖아요)

당사자가 맘껏 분출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동시에 분출로 인한 피해를 사전에 막아야 하니까요.




- 계속



추천14

댓글목록

파스 작성일

아 ~~ 구수한 글에서 한바탕 웃어요 ~~
식은땀 나는 이야기 재미있어요 ㅋㅋ
어여 한방 껴주고
이어쓰기 ^^

좋아요 0
baksu 작성일

이런~!!
이런 끊어 쓰기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썽 나자나요. ㅋ
근데, 어메이징의 어원이 어무이 방구라니...

좋아요 0
내일 작성일

앗! 내가 젤루 좋아라하는
핫 타픽!!!ㅋ

참고로 방구는 절대 참을수있슴.
늘 꾸준히 괄약근을 단련시켜온 者들이라면...
괄약근이 션찮으면 푸식...새는데
그런걸 물방구라고...하져.
그게 진품 방구...엄청 독함미다.ㅎ

근데...2편에서 설마 건데기까지 등장하는건 아니져?ㅋㅋ

좋아요 0
허스키 작성일

건대기
ㅋㅋㅋ

좋아요 0
손톱달 작성일

ㅋㅋ 오래 기다리게 하면 확 패뿔거에요ㅋ

좋아요 0
핫핑크 작성일

허리 침 맞으러 가야해서요-_-

좋아요 0
하루를보내며 작성일

긴글 싫어하는데  불구하구
슬렁슬렁 읽다가 웃음 터질뻔 ㅎ

좋아요 0
핫핑크 작성일

재밌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ㅎㅎ

좋아요 0
dodo1 작성일

ㅋㅋㅋㅋ
현웃 터졌음 ㅎㅎㅎ
담편 빨리~빨리~

좋아요 0
핫핑크 작성일

일빠 댓글 땡스~^^
여서 보니 더 반갑네.

이거 쓰는데 1시간 걸렸음.
허리 아파 더 못 앉아있음.

좋아요 0
Total 14,614건 910 페이지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979 청심 2463 7 07-15
978 baksu 2415 4 07-15
977
찻집 댓글8
baksu 2409 4 07-15
열람중 핫핑크 3338 14 07-15
975
운영자님^^ 댓글5
부평초 3038 3 07-15
974 낭만 2950 11 07-15
973 낭만 2694 10 07-15
972 노래전도사 2351 3 07-14
971 청심 2495 9 07-14
970
일요일 오후 댓글32
일랑일랑 3521 5 07-14
969
다슬기 축제 댓글11
baksu 2982 10 07-13
968
극한직업3 댓글15
허스키 2612 7 07-13
967 dodo1 2797 2 07-13
966 dodo1 3016 4 07-13
965
자유로운 댓글2
익명 2469 1 07-13
게시물 검색

회원로그인

현재 접속자 수 : 151명

Copyright © 미즈위드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