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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바람] 동창과 바람난 아빠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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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얀데 댓글 5건 조회 4,444회 작성일 19-04-24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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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합니다
달아주신 댓글들은 잘 읽어보았습니다.
글을 읽고 관심을 가져주시고, 또 정성어린 충고를 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엄마와 동생과는 충분한 상의 끝에 더이상 개입을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예상은 했지만; 아빠의 입장을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들도 꽤 있네요.
저는 거꾸로 생각하여 이렇게 물어보고 싶습니다.
물론 댓글 작성자를 비난하는 의도는 절대 아니며 아빠의 입장 또한 고려해서 쓴 질문입니다.
부부간의 불협이 있거나 섹스리스 부부라 해서 바람을 피우는건 정당한 행위로 인정되는가?
라고 묻고싶네요.
댓글로 결혼하면 이해할 수 있다....라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저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아서 자세한 부분까진 잘 모르겠지만 바람을 핀 행위 자체는 법적으로 이미 잘못된 문제입니다.
따라서 이러한 말은 상황이 안좋아서 일탈을 할수밖에 없었다는 불충분한 이유에 근거한 주장이 성립됩니다. 이는 똑같은 상황에서 바람을 피지 않은 배우자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말임과 동시에 부부간 섹스리스 문제가 있으면 바람을 펴도 된다는 말을 정당화하는 주장이 됩니다.
외람될 수 있는 질문이지만 정말 극한의 상황을 고려했을 때. 똑같은 상황에서 배우자가 몰래 바람을 핀다 하더라도 이 주장이 성립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또는 배우자를 충분히 이해하실 수 있으신지요?
어떠한 상황에서도 바람핀 행위 자체는 법적으로 잘못된 행위라고 인정이 되며 서로간의 신뢰를 저버리는 행위입니다.
물론 아빠의 입장도 아예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대가 변한만큼 배우자의 불륜에 대한 생각 역시 변화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혹시라도 제 말에 기분이 상하셨다거나, 보기 불편하셨다면 사과드립니다.
 
여기서부터는 본문입니다.
갑작스럽게 들은 소식이라 두서없이 글을 쓰네요.
드라마에서만 보던 일이, 저한텐 절대 없을거라고 생각했던 일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그것도 아빠의 불륜이요.
학원 끝나고 집에 오는길에 엄마에게 갑자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처음엔 아빠가 바람피웠다고 해서 잘못 안 거 아니냐고 오히려 반문했어요.
사실 의심이 아예 안가는 상황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아빠는 아닐거라고 믿었거든요.
곰곰히 생각해보니 평소 아빠가 화장실에서 사람 이름을 자기도모르게 말하는 습관이 있길래 당연히 그 사람인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웬걸.
범인은 전혀 의심하지 않던 아빠 시골 동창 유부녀 아줌마였습니다;;
진짜 사람 일은 알다가도 모른다는게 딱 이럴때 쓰는 말이겠네요. 

엄마한테 어떻게 알게 된 일이냐고 물으니 평소에는 전혀 눈길이 가지 않던 아빠의 폰을 갑자기 보고싶단 생각이 드셨답니다.
저희엄마가 촉이 좀 좋아요)) 평소 아빠는 폰에 아무런 보안설정을 하지 않고 집에서도 거의 소리로 하고 계십니다. 강아지들 산책 나갈때 잠깐 보셨는데 그때 알게 되셨대요.
충격적인건 그 아줌마에게 우리 또래의 아들이 하나 있다는 상태였고 참;; 대학에서 강연까지 하시는 분이랍니다. 평소 아빠를 부르는 호칭도 선생님, 이러면서 흔히 어른들 보내는 카톡 있잖아요.
벚꽃이 흩날리는 봄이 되었습니다. 오늘 하루도 만개한 벚꽃처럼~이런 식의 카톡처럼 보내서 전혀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아빠 옆에 있을때 핸드폰에 소리가 몇번 울려서 잠깐 보게 되었을 때에요.)

얼마나 교활한지 자기, 사랑해 등의 말도 쓰지 않고 자기 이름을 직접 거론하면서 말을 하더군요.
가령 이름이 민지라면 민지는~하면서 웅웅거렸습니다.
더 있을수도 있겠지만 두서가 조금씩 어긋난 내용
이 있는 것으로 보아 삭제를 조금씩 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더 충격적인건 아빠랑 그아줌마가 갔던곳 역시 아빠가 우리들을 데리고 다 갔던 곳이고 그렇게 놀러간지 3년!이나 되었답니다.
(가족끼리 평소 사이가 좋은 건 아니었지만 여행은 종종 다녔습니다.)

평소 늦게 끝나거나 멀리 갈 땐 엄마한테 인증샷을 보냈는데 일부러 자기얼굴만 크게찍거나 회사에서 갔던 곳 사진을 미리 찍어서 그 아줌마랑 여행가는 날에 보냈더군요.
아빠회사 사장님이 스키를 좋아하셔서 한동안 주말에 계속 나갔었다고 했는데 다 이것때문인가봐요...
바람핀 것보다 가족에게 사실을 숨기고 배신 했다는 것에 치가 떨렸습니다. 
웃긴건 가끔 점심때 만나는 것도 모자라 일부러 출근전 새벽에 일찍 만났다는 겁니다. 카톡내용이 아침 7시 이전에 존재하더군요. 

다행히 엄마가 카톡내용을 다 찍어두셨습니다.
아침에 조용히 아빠한테 전화를 했다는데 오히려 이혼하지 않겠다, 만약에라도 이혼하면 위자료도 안주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답니다.
정말 너무 웃겨서 말이 안나오네요. 
엄마 생일날에 둘이 만난 건 물론이고
저 태어나는 날에도 시골 동창모임 있다고 만삭인 엄마를 시골에 끌고오신 분입니다. 근처에 산부인과가 없어서 엄마가 저를 낳으러 서울로 다시 가야할때 자긴 족구할테니 혼자 애낳고 오라고 했답니다. 미친거 아닙니까?

날짜를 보니까 2016년도.제가 대학생이었을 때에요.
엄마는 이건 아빠와 자기만의 문제이고 너네도 어차피 둘다 성인이니 간섭말라고, 이혼을 하지 않겠다고 하십니다. 그 여자 번호도 알고 신상도 다 아는데 그냥 가만히 있으실 거래요. 앞으로도 필요할때 돈쓰며 살겠다며 한집에서 산다고, 상관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엄마가 워낙 무관심하고 모든 일에 침착하신 편이라 어느정도 반응은 예상했는데 이번 일은 정말...이해가 안되네요.
동생은 왜 제가 더 흥분하냐며 오히려 저보고 이상하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반응을 떠나서, 이런 상황에서 가만히 있는 것이 정상인가요?
잘못한 사람한테 똑같이 혼내는 것도 잘못된 것이지만, 그간 가족을 속이면서 어릴때부터 육아에서 손땐 아빠가 잘지내는 모습을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가뜩이나 엄마는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으셔서 50도 안된 나이에 백발까지 되셨는데 정말 이건 아닌것 같아요.

저는 취업준비 때문에 학원을 다녀서 집에 늦게 오긴 하지만 그전까지(취업전까지) 집에서 계속 마주칠 생각에 불편하고, 솔직히 아빠를 어떻게 대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원래 제 성격대로라면 그냥 완전 무시하거나 화를 냈을텐데 가족들이 그런 제 모습을 보는 것도 힘들다고 하니...도저히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이 잡히질 않네요.

물론 엄마 말대로 제가 너무 나서는 걸수도 있고,
아빠와 둘만의 문제라지만 신경이 쓰이는 건 어쩔 수 없나봅니다.
한편으로는 너무 회의감을 느끼고 또다른 편견이 생길까봐 걱정이 되요.
바람피는 사람도 있지만 바람 안피는 사람도 많은데...잘못된 편견을 갖고 사람들을 만나지 못할까봐 두렵습니다.

쓰다보니 글이 조금 길어졌네요.
여러분께 무조건적으로 저를 응원해달라거나, 제 편을 들어달라는 것이 아닙니다.
이 일에 대한 저희 엄마와 동생의 반응이 잘못되었다는 것도 아니구요.
다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바람핀 사람도 그 사람만의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실천으로 옮기는 건 정말 잘못된 생각이라는 것입니다.

외로워서, 부부간 사이가 안좋아서, 또는 너무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아서 바람을 폈다?
그것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려는 것에 불과합니다.
불륜도 사랑이다, 오죽 힘들었으면 그렜겠냐 하시는 분들이 계실 수 있겠지만, 애초에 외로움이나 스트레스로 인한 돌파구를 사랑이라 할 순 없습니다.
설령 그것이 사랑이라 불린다 할지라도, 임시적인 방편에 불과할 것입니다.
스트레스가 쌓였다면 건전한 방법으로 해소할 수 있습니다.
바람 또한 법적으로 잘못되었다고 규정된 문제이구요.

그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이 답답하기만 하네요....믿었던 사람이기에 설명하기 더 복잡한 감정이 든다면 이해하실까요....
더이상 할말도 없지만, 아빠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을 끝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아빠
이렇게 대화하는 것도 오랜만이네
난 아직도 아빠가 바람 폈다는게 실감이 안가
인생은 한치 앞길도 모른다던 말이 
지금에서야 생각나네
바로 어제까지는 살면서 미대 입시 떨어진게 제일 우울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늘부로 그 생각이 바뀌었어

전화로 아빠 얘기를 듣고
식당에서 밥을 기다리며 펑펑 울었어
그런데 아무도
왜 우냐고, 무슨 일 있냐고
뒤돌아보지 않더라고

처음엔 분명 화가 나서 울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서러워서 울게 되더라

그때 깨달은 것 같아
지금 내가 운다고 해서 상황이 바뀌진 않는다는 걸.
그리고 이미 변한 아빠의 마음이
되돌아오지 않을 거라는 것도.

일을 덮으려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마
미리 알았어도 상황은 똑같았을거야
중요한건
바람핀 것보다 거짓말 했다는 사실에 더 화가 나

나는 이 일을 더 크게 벌이고 싶지 않고
잘못된 일탈을 하지도 않을거야

똑같이 해주는게 더 멍청하단 걸 알았거든
왜냐하면 나도 24살이니깐.
겪을만큼 겪어봤으니깐.

이 글을 끝으로 일을 다시 거론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아직까진 한집에서 지내야하는 상황이야
서로 눈치보면서 지내고 싶지도 않아

하지만
한마디 사과는 하면 좋겠어
아무리 진심이 없는 사과라 할지라도
말 한마디의 힘은 엄청나게 크거든 

그렇다고 아빠를 용서하는 건 아니야
아빠 성격에 사과를 할지는 미지수지만
뭐든지 안하는 것보단 하는 게 낫다는 거, 알고는 있을거야

난 더이상 이 문제로 스트레스 받지 않으려구.
아빠가 무슨 짓을 하든, 그 아줌마를 만나든 간에
모든 신경을 끄려고 해.

난 그저 일시적인 감정에 현혹되지 않길 바랄 뿐이야
그런다고 해서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될 수 없어

지금 당장은 그 아줌마를 만나는 게 더 좋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깨닫게 될거야
순간에 취해서 현실을 잊지마
바람핀다고 꼭 행복해지는 건 아니야














추천5

댓글목록

best 익명의 눈팅이3 작성일

가정을 버리고.. 불륜..

참 이해가안가요..

좋아요 1
best 칼라 작성일

불륜은 분명히 나쁜 짓이지만
부모 문제는 부모님이 해결하게 놔두세요.
힘들겠지만 님 생활에 충실하세요.

좋아요 1
익명의 눈팅이8 작성일

글쓴이  아랫글 제목에 인생 선배님께  란 글  읽어보세요


 좀 참조가 되실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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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눈팅이6 작성일

딱 적당히만 하세요  부부간의 일을 아무도 몰라요  글쓴이가 성인이라 솔까 얘기할께요
부모님이 섹스리스 부부라면  아빤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겠지요  물론 이 이유가 불륜을 포장할순 없지만 아직은  따님이 결혼이란 제도를 경험    하지 않아서 아빠의 불륜에 화가나겠지만 언젠가 글쓴이도 나이가 들어 결혼생활을 좀 오래하다보면 아빠의 이런 행동을 지금 보다는 이해할 거에요  아빠가 만약 이혼하더라도 자식을 사랑 하는 맘은 변하지 않을꺼에요  지금은 아빠랑 용서하지 못하지만  더 이상 두분 사이에  개입 하지 마세요

그리고 50 안되도 흰머리는 다 나요

그런데 이혼을 하더라도 위자료 한푼도 안준다는 말엔 저두 좀 화가납니다
잘못은  본인은 해놓고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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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라 작성일

불륜은 분명히 나쁜 짓이지만
부모 문제는 부모님이 해결하게 놔두세요.
힘들겠지만 님 생활에 충실하세요.

좋아요 1
익명의 눈팅이3 작성일

가정을 버리고.. 불륜..

참 이해가안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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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눈팅이2 작성일

지금은  딸 입장에서  이해가  전혀 안가지만
좀더 나이먹고 결혼해서 40이 넘어  가면

그때 아빠의 마음을 조금 알려나 몰겠네요
여자입장에서 보면 이해가 안갈지 몰라도

아빠을 너무  미워 하지 마세요...
아빠와 엄마 사이에  불협화음이 분명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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