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유부남의 회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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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익명 댓글 6건 조회 4,290회 작성일 19-01-24 10:14본문
멀지 않은 과거 35살의 한 남자가있다
현관문을 열고 밖에 나가면 흔이 볼수있는 남자다
외모 자산 벌이 모든게 그럭저럭...뭐 그런...
그런데 결혼 생각이 별로 없다
어머니와 같이 살고있으니 집에오면 불편함이 없고
여가생활도 자유롭다
20년지기 친구들과 자주 어울리며 나이트도 자주간다
이혼녀 유부녀 법적처녀(?) 등등 많이 만난다
지금 생활에 만족하니 아쉬운것도 없다
그런데 그해 추석날 결혼한 사촌동생이 조카를 데리고 왔다 갔다 어머니의 표정이 너무나 쓸쓸하다..
결혼하라는 어머니와 친척들의 잔소리는 완벽하게 면역이 되어있다
아무 잔소리 없이 우울해하는 엄니 얼굴을 보니 왠지모를 짜증이 밀려온다.
젠장 나도 결혼이란걸 해볼까?
Chapter 2. 여자를 소개 받다
결혼을 결심한 남자는 주위에 있던 모든 여자를 스켄한다
연애상대일 뿐 인생을 함께할 상대가 없다
섹파 둘과 작업중이던 여자도 정리했다
그해 몇번의 만남이 있었으나 그닥 끌림이 없다
해를 넘겨 36살.....
목에 서늘한 칼이 들어오는 느낌이다
1월 어느 날 한 여자를 만났다
흔녀다....
외모나 조건 여지껏 소개 받은 사람보다 좋지 않다
그런데 작은 끌림이 있다
그날 남자는 이 여자와 결혼하게 되겠구나 라고 예감한다
Chapter 3. 연애 시작하다
남자는 이 여자와의 결혼을 알고 있다
이상하다 겨우 한번 만나고 미래를 알다니.....
36년을 살면서 몇번의 이런 예감은 틀린적이 없다
모두가 인생의 중요한 포인트였다
결과는 알지만 과정은 별개의 문제다
연애란 내가 부지런해야하고 지금까지의 나와는 다른 사람으로 변신해야한다
참 피곤하다
게다가 이 여자가 나에게 시쿤둥하다
먼저 이 여자의 관심사와 하루 생활을 암기한다
연락은 주로 문자로 하루에 0~5 회 주간에는 점심시간이나 한가한시간에 야간에는 가족들과 함께있는 시간과 드라마 보는 시간은 피한다
전화도 마찬가지 횟수는 주 1~3회
친구나 지인과의 만남의 시간도 피한다
최대한 무료한 시간에 연락한다
만남은 주 1~2회
대충 이정도 작전을 짜고
작전명: 나 죽었소 ....start
첫달 째
순조롭다 무료한 시간 공략 작전이 먹힌듯하다
먼저 연락도 온다
이 때쯤 이 여자의 친구들에게 내 존재를 알릴 때가 되었다
친구와의 만남에는 연락을 피해왔는데 과감히 전화를 하고 오랫동안 통화를 했다 친구들의 목소리가 수화기를 통해 전해온다
나의 존재를 어떤식으로든 알렸으리라...
예상대로 조만간 친구들 소개 시켜준단다..
두달 째
이젠 언제 거사를 치루느냐의 고민에 빠진다
몇번의 기회는 벌써 있었으나 선으로 만난 관계라 D-day를 잡는게 조심스럽다...
그냥 좀 더 참기로한다
Chapter 3. 어느 날 눈을 뜨니
아침에 눈을 뜬다
거실이다
몸이 무겁다
그 여자를 만난지 2년 10개월 째
내 왼쪽에 2살 짜리 꼬마가 자고있고 오른쪽에는 갓난쟁이 여아가 자고있고 그 옆에는 그 여자라고 불리던 사람이 자고있고 그 옆에는 갓난쟁이 남아가 자고있다
이란성 쌍둥이다..
헐~~~~
내가 세아이의 아빠이자 한 여자의 남편이 되어있다니..
이 여자를 만나고 짧은 시간에 너무나 많은게 변했다
혼란스럽고 정신도 없고 이유없이(?) 피곤하다...
이 여자도 그러하리라...
Chapter 4. 변곡점이 오다
2016년 가을 남자는 가족과 함께 마트에 간다
초딩 1 유딩 2 마누라 1 차에 남는 자리가 없다 -.-;
애들은 지들끼리 떠들고 싸우고 싸모님은 마트찌라시 열심히 정독중이시다
일상이지만 오늘은 왠지 낮설다...
남자는 이상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남자는 총각 시절에 마트 가는게 싫었다
마트에 쇼핑을 온 가족들을 보면 부러워서다
기혼자가 유일하게 부럽던 순간이다
구입한 물건도 남자는 차량용품과 집더하기에서 만든 손바닥만한 쿠키 그리고 필요한 잡화 정도가 다이지만 딴사람들은 식료품과 애들 용품 등등 가족이 필요한 물건을 산다
그게 부러웠던 것이다
그래서 남자는 결혼 후 마트에 열심히 갔다
하지만 이제는.............피곤하다..
결혼전에는 보지 못했던 딴 남자들의 표정이 보인다
영혼이 없다.... 마치 미드 워킹데드의 좀비들처럼 이리저리 떠도는 남자들을 본 것이다
이 남자의 표정도 그러하리라....
남자는 아이들은 문구코너에 아이들을 두고 1층 밖으로 나가 담배를 하나 문다.
마트에서 유일하게 좋아하는 장소다
담배를 피고있던 낮선 남자와 눈이 마주친다
서로 헛웃음을 동시에 날린다
낮선 남자가 말한다 참 그렇죠....
그 남자가 대답한다 다 그런거죠...
앉아서 담배피던 한 남자도 한마디한다 나도 그런데...
셋은 소리내 한바탕웃고 말없이 담배를 핀다
낮선 남자가 이야기한다 가야죠....
두 남자가 동시에 대답한다 그래야죠...
남자는 두 남자와 헤어지는게 아쉽다
하지만 약속을 정해 만난다는것도 좀 이상하다..
1층에서 세남자는 갈라진다
한 남자가 나지막히 이야기한다 이게 인생이죠 뭐.....
남자는 생각한다
이게 인생인가?
Chapter 5. 남자 결심을 하다
남자는 마트에 갔다온 이후부터 부쩍 생각이 많아진다
무언가가 빠진듯하다
남자는 겉보기에 무난하다
여우같은 마누라에 토끼같은 자식에 경제적으로도 별 어려움이 없다 풍족하진 않지만 부족함도 없다
남자는 천성이 욕심이 별로 없다
대인관계도 무난하고 마누라와의 관계도 나쁘지는 않다
아직도 가끔 집을 나설때 마누라와 뽀뽀도 한다
마누라도 나에게 큰 불만 없고 시댁과의 갈등도 없다
나만 열심이 일하면 우리 가족이 등따수고 배부르다...
전업주부인 와이프에게 불만도 없다
애들 어릴 때 와이프가 거의 혼자서 키우다시피 했다
내가 게으르고 저질 체력이라 집에오면 ......
그때 마누라랑 많이도 싸웠다 참....
하지만 그 때 유일하게 큰소리 친게 있다
애들크면 너 정말 편안하게 살게해 준다........ㅎㅎㅎ
이젠 마누라는 아침에 운전해서 애들 학교 유치원 데려다주고 휘트니스 가서 운동하고 친구도 만나고 애들 픽업해오고 뭐....그런.... 편한 백성이 되었다....
자기 몸이 편해지고 시간도 여유로우니 신랑 고생하는게 보이고 고마운것도 느끼는거 같다...
이정도면 충분하다........
가정도 평화롭고 일도 그런대로 되는데 이 헛헛함은 뭘까?
남자는 결론을 낸다........
호기롭고 자유롭던 그 남자는 없고 한 여자의 남편이자 세 아이의 아빠 어느 시골 할머니의 아들만이 있구나..
그리고 결심을 한다
이제 나는 그 남자로서의 삶도 살아보리라........
Chapter 6. 어떻게???
그 남자로 다시 태어나고 싶은 남자는 더욱 머리가 아프다
어떤게 그 남자로 사는걸까?
이 가정을 버리고 혼자 ...???
그런일은 결코.. Never....
운신의 폭이 너무 좁음을 강하게 느낀다....
어느 싸쌀하던 초겨울의 어느 날 남자는 어떤 물건을 보게된다....
남자는 가족들과의 식사를 먹고 먼저 나와 쪼그리고 앉아 담배를 피고 있는데 저 멀리서 무언거 웅하고 소리를 내며 눈앞에 멈춘다....잠시 후 우웅 우웅 두번 소리를 내고 눈 앞에서 사라졌다........
잠시 멍하다
무언가에 머리를 심하게 치고 간것임에 틀림없다...
그 무언가는 그 남자가 20살에 그토록 가지고 싶었던 그것
하지만 가질수 없었던 그것....
바로 바로 바로..
바이크 또는 오토바이 또는 두발이 ...
경제적으로 능력도 안됐지만 알바라도해서 가지려했지만 부모님의 반대로 가질 수가 없었던 그 바이크....
그 여자를 만났을 때 느꼈던 그 예감이 스치고 지나간다
나는 저 놈을 가지겠구나....
집에 오자마자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그놈의 형상을 끄집어내 폭풍 이미지 검색을 한다
그놈의 정체는 혼다 CBR 600RR.....
먼저 현재의 그 여자에게 동의를 구한다..
아니 정확히는 통보에 가깝다...
나지막하고 부드럽게 동의를 구하지만 단호하다
그 남자가 이 여자를 안지 10년이 다 돼어가지만 이런 모습을 보인적이 없다
여자는 이 남자의 뜻을 꺽을수 없음을 알았으리라...
에필로그
그 남자는 1월에 남자에게 깊디깊은 감동을 준 그놈을 중고로 입양했다
샵에가서 바이크 접검을 받았다
상태 양호 판정..
그리고 바이크 장비도 구입했다
장비가 하나씩 택배로 올때마다 그 여자에게 잔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참 기뻣다.
자 이제 타볼까...ㅎㅎㅎ
그런데 면허가 없다
이놈 위에 올라 타려면 2종 소형이라는 면허가 필요하다
학원 등록하고 면허를 취득했다
자 이제 타 볼까ㅎㅎㅎ
그런데 겨울이라 너무 춥다
2017년 어느 따뜻한 날 아침 중년 남자가 대구의 한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우렁찬 소리를 내는 바이크를 타고 올라 온다
얼굴에 긴장감이 보인다
하지만 묘한 웃음도 띈다
어디론가 떠난다
오후에 남자가 돌아왔다
어디를 갔다가 왔는지는 그 남자만 알겠지...
남자가 바이크를 세우고 나즈막히 말한다
살아왔네...
END
혹시 그럴리는 없지만 제가 누군지 아는 사람이라도 제발 모른척해 주세요 시골에 계신 노모께서 아시면 .....
제가 절대 이길수가 없는 지구상 유일한 분이어서...
이 놈이랑 만나자마자 이별은 너무 가슴 아플듯해서요
이 시대의 가장이지만 그 남자를 꿈꾸는 사람들
화이팅!
댓글목록
전지적 작가 시점과 주인공 시점을 동시에 사용한 부분은 가산점이 되겠지만
시간적 흐름과 사건의 흐름이 엉성하네요
작가가 꿈이신듯 한데
다시 제출하세요
애들 나이가 아무래도 많이 안맞자나요?
2년10개월에..
그렇다고 댓글을 지우시면 우째요 ㅠㅠ
아니 이님이 애딸린 유부녀랑 결혼 했을수도 있잖아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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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네요...역시...예리하십니다
그런방법도 있었네요
유부녀랑 사귀었다고 적혀있으니
일리있습니다
전지적 작가 시점과 주인공 시점을 동시에 사용한 부분은 가산점이 되겠지만
시간적 흐름과 사건의 흐름이 엉성하네요
작가가 꿈이신듯 한데
다시 제출하세요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애들 나이가 아무래도 많이 안맞자나요?
2년10개월에..
그렇다고 댓글을 지우시면 우째요 ㅠㅠ
애 낳는데 걸리는 임신 시간 10개월.
신혼여행 가서 찐하게 걸첬더니 첫방에 생겨 1명.
석달 쉬고 굶은 후라 또 찐하게 했더니 이번엔 두명이 한꺼번에 생겨 3명
아이 낳는데 걸린 시간 합이 23개월.
결혼한지 2년 10개월이면 34개월.
계산도 못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