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 It 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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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대로 댓글 0건 조회 502회 작성일 22-06-07 01:18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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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매서운 겨울밤에는
늘상 그렇듯이
탁상 몇 개 없는 그때의 그 식당은 비어 있고
주방 한 켠의 쪽 의자에 앉아
양재기 가득 부은 막걸리에
입에 담배 문 나는 세상의 평온이었다
작은 홀에선 이 선술집 주인이자 내 홀로의 애인은
쇠젓가락으로 또닥또닥 같은 음으로
새월을 노래한다
겨울의 긴 밤이 다가도록
나는 말 없아 술을 따르고
오래된 형광등 불빛 아래
아주 낮은 고저 없는 그녀의 노래를 들을 수 있다
그러나 나는 그녀에게 들려줄 얘기는 없었다
둘은 자신만의 얘기를 할 뿐
서로는 들어주진 않아도
비우면 따라주는 술잔은 알고 있었고
조금씩 동트이는 겨울의 신새벽에
창밖이 밝아지 듯이 둘의 눈빛은 닮아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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